내 여행 생활
열흘만에 다시 마날리로 돌아왔다고 했다. 사과주스를 마시고 있는 내게 사장이 네 이야기를 해주었다. 두 남자가 너를 두고 다투었는데 그중 한 남자와 여길 떠났다고. 승리한 그 남자는 어디에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네가 사라진 입구를 다시 한번 바라보았다. 혼자 남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남자는 여전히 여기 있을까. 궁금증이 있었지만 더 물어도 소용이 없었다. 그녀는 네가 아니었으므로 아는 게 적었으니까. 그때 그 순간에는 인도 남자와 결혼을 해 거기 남게 된 그녀의 사정이 더 궁금했다.
그녀는 그렇게 근사한 남자와 결혼한 것 같지 않았다. 좋은 대학을 나오고 누구나 부러워하는 직장을 다니던 그녀는 눈이 높은 여자였다. 웬만한 남자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어째서 이렇게 멀고 외진 곳에서 남편을 얻게 되었을까. 남편은 대학을 나오지도 않았고 부자도 아니었고 여전히 눈에 보이지 않게 존재하는 카스트에서도 그렇게 좋은 위치도 아니었다. 그녀의 모든 기준을 내려놓게 한 그 사람의 매력은 무엇이었을까. 그녀마저도 정확한 답을 알고 있지 못했다.
삼나무 숲을 걷고 다시 돌아왔을 때 너도 어딘가에서 돌아와 있었다. 나는 송어를 먹을 참이었다. 마날리는 송어회가 유명했다. 그래서 그걸 한 번 먹어보기로 했던 것이다. 그녀는 직접 회를 뜰 수가 없어서 누군가를 부르러 갔다. 그리고 돌아와서는 자리를 함께 하는 것은 어떠냐고 물었다. 너 역시 송어를 먹으러 왔다면서.
밤이 깊고 술에 조금 취했을 때 너는 내게 물었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다, 이런 말 알아요?”
나는 그 말을 알고 있었다. 노래이기도 했고 우연이었겠지만 그 말은 내 배낭 속에 있는 책*에 나오는 말이었다.
하지만 당신만이 유일하게 그것을 깨달은 사람으로 생각하게 하고 싶어서 나는 이렇게 말했다.
“그건 잘 모르겠어요. 근데 이런 말은 알죠. 지나간 사랑은 내 생애에 진실로 나를 찾아온 사랑이 아니었다,.”
그 말 역시 내 배낭 속에 있는 책에 나오는 말이었다.
그때 우리는 같은 책을 읽고 있었을까?
사소한 그게 궁금할 때면 지금은 책장에 꽂혀 있는 그 책의 등을 쳐다보게 된다.
*류근 『상처적 체질』(문학과 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