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평생, 난 호르몬의 노예로 살 수밖에 없는 것인가?
매 달, 날 보란 듯이 좌절시키는 그것.
월경 전 증후군이 이번에는 평소보다 더 세게 강타했다.
늘 피해 갈 수 없는 온몸 부종, 복부 팽만, 그에 따른 허리통증 그리고 노안이 온 탓인가? 이번에는 시야까지 흐릿하다.
내 연락이 꼭 필요한 상황에서 스마트폰을 진동에서 소리로 바꾸지 않았다며 날 채근하는 남편의 한마디에,
"남편아 오늘 잘 걸렸다!"
속으로 외치며 열개가 넘는 답장으로 그에게 잘근잘근 아쉬움과 서운함을 토로한다.
이렇게 매 달 한 번씩 날 힘들게 할 거면 차라리 폐경이 빨리 오면 좋겠다는 내 말에 남편은 피식 웃으며
"갱년기? 갱년기가 사춘기를 이긴다는 소리도 안 들어봤어?"
나는 이를 갈며, 남편의 손을 지긋이 잡는다.
"두고 봐! 다시는 여보 입에서 그런 소리 안 나오게 갱년기를 고요하고 우아하게 보낼 거야!"
힘겨워도 오늘의 한 문장
"호르몬은 설파할 수 없는 창조주의 영역, 세상의 모든 남의 편! 남편들이 왈가왈부하지 말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