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어느 날 꿈에 엄청나게 큰 흑마가 내 침대에 몸을 아기처럼 웅크리고 자고 있었다.
난 그 옆에 앉아 흑마의 두꺼운 목덜미를 한없이 쓰다듬어주며 깨기 싫은 잠에서 깨었다.
그렇게 난 첫째 둘째 때 경험해보지 못했던 태몽을 만나볼 수 있었다.
심장소리도 듣지 못하고 천국으로 보낸 그 '복덩이'를 우리 첫째는 정확히 기억한다.
그리고 얼마 후 다시 찾아온 '딱풀이'
어디 가지 말고 엄마 뱃속에 딱 붙어 있으라는 원초적이고 간절한 의미의 태명을 지었다.
딱풀이는 우리 가정이 폭풍우를 만났을 때 찾아왔다.
그 당시 우리 모두는 간절히 육지를 찾아 내릴 곳을 찾고 있었다.아무래도 거센 폭풍우에 배가 잠잠해지지 않자 결국 내리지 못하고 천국에 갔을 가능성이 크다.
고마운 것은 나에게 딱풀이는 우렁찬 심장소리를 한 번이라도 들려줬다는 것.
살아 숨 쉬던 복덩이와 딱풀이가 내 안에 잠시나마 유영하다 천국으로 갔다.
그리고 또다시 살아 숨 쉬는 '선물'이 내 안에 유영중이다.
지난 토요일 늘 놀러 가던 우리 가족의 아지트에서 난 갑작스러운 복통을 느꼈고 그 후로도 여러 가지 증상을 느끼고 있는 중이다. 감자 빼고 다 비싼 밴쿠버에 살고 있는지라 하나에 20불이 넘는 임테기를 사느니 며칠 더 기다려보자 마음먹고 있었는데, 갑자기 아마존에 20개들이 임테기의 70프로 할인 딜이 떴다.
주저하지 않았다.
내 안에 모든 장기들이 우리 집 막둥이(늦둥이)의 소식을 가열차게 알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4년 만에 새 생명이 찾아왔다.
엄마에게 두 줄로 반갑게 인사해 준 우리 막둥아!
엄마는 엄청 자신 있어.
이제는 거센 폭풍우가 다 잦아들었고
우리는 잔잔한 호수 위에서 널 기다리고 있단다.
언제든 준비가 되면 엄마아빠랑 형아들 손 잡고 내리자.
우리가 안전하게 지켜줄게.
큰 형은 네가 세상에 오는 게 소원이었대. 네가 태어나면 큰 형이 매일매일 놀아줄 거래.
작은형은큰형에게 "나한테 바보라고 놀리지 마! 동생이 다 듣고 있어!"라며 엄포를 놓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