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손님 백년종년
행복이는 송도에 있는 국제학교에서 전액 장학생으로 선발되었다.
그로 인해 행복이는 가족과 헤어지게 되었고 1년 동안 시댁에서 지냈다.
작년에 어머님께 한 방 먹고 쫓겨난 종연은 행복이가 어머님과 함께 있는 1년 동안 단 한 번도 어머님께 연락하지 않았고 행복이에 관련된 것은 모두 손임이 어머님과 의논했다.
하지만 종연은 떨어져 있는 1년 동안 행복이와 하루도 빠짐없이 영상통화를 하며 그리움을 달랬다.
종연은 1년 전 손임과의 대화를 떠올렸다.
“엄마는 너랑은 같이 지낼 수 없고 내가 한국에 오면 그때는 같이 지낼 수 있다고 하셨어.
엄마가 같이 못 지낸다는데 내가 뭘 할 수가 없네.
애들 병원도 다녀야 하고 자기 지인들과 약속도 있으니 서울에서 2주간 지낼 숙소를 알아보자.”
종연은 어머님이 하신 말씀보다 손임의 생각이 더 궁금했다.
“자기는 어떻게 생각해? 내가 잘못한 거라고 생각해?”
손임은 절대 한 개만 고르기 힘든 밸런스 게임을 하는 듯한 스트레스가 몰려왔다.
그러다가 겨우 타협점을 찾고 말했다.
“둘 다 잘못한 거지 뭐. 모든 갈등에는 쌍방의 실수가 있는 거야.
일방적인 것은 없지.”
종연은 어머님의 일방적인 ‘며느리 물 맥이기’라고 생각했지만 엄마와 아들 간 사이를 이간질하고 싶지는 않았기에 하고 싶은 산더미 같은 말들을 그냥 내려놨다.
한국으로 출발하는 날..
종연은 2주 내내 나을 줄 모르는 기침감기에 걱정이 많다.
종연은 건강한 편이지만 한번 아프면 오랜 기간 고생을 하는데 지금 시기가 너무 좋지 않다.
치타공에서 한국 인천공항까지의 일정 내내 종연은 성대가 떨어져 나가는 고통 속에서 가래기침을 하다가 결국 옅은 핏물이 비쳤고 아래로 찔끔 하혈까지 했다.
숙소에 도착했다.
깔끔하게 정리된 아늑한 숙소가 종연네를 기다리고 있었다.
종연은 도착하자마자 짐을 풀어놓고 서둘러 시댁에서 행복이를 픽업하러 출발했다.
종연은 행복이가 너무 그리웠기에 조금도 지체하고 싶지 않았다.
행복이도 시댁에서 숙소에서 함께 지낼 짐을 싸고 엄마를 기다리고 있다.
“콜록콜록. 어머님 저 왔어요. 콜록. 잘 지내셨지요?”
종연은 어머님께 인사하고 기쁨이, 사랑이가 기다리는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행복이가 반가운 마음을 뒤로하고 재촉했다.
“우리 행복이 보고 싶었어. 우웅~. 어서 가자. 동생들 기다린다.”
“엄마. 아직도 감기 안 나았어? 너무 아프겠다. 힝~ 힘들지 엄마?”
역시 우리 딸!!! 종연은 아프지만, 동시에 아프지 않다.
그때 어머님이 다짜고짜 종연에게 말했다.
“기침을 많이 하네. 병원부터 가야겠다.
그리고 행복이 방이랑 행복이가 쓰는 화장실 청소 좀 하고 가라.
행복이는 도통 청소도 안 하고 머리도 길어서 머리카락도 엄청나구나.”
어머님은 행복이와 지내는 1년 동안 손임에게 행복이를 돌보느라 힘들다고 지속적으로 하소연했던 터였다.
하지만 1년 만에 긴 비행시간을 뚫고 온 며느리에게 손녀 방과 화장실 청소를 시킬 줄은 예상도 못했다.
게다가 그 며느리는 피가 토하도록 기침을 하며 병원에 급하게 가야 하는 환자인데 말이다.
종연은 여전히 바닥을 치는 어머님의 인성에 고개를 가로저으며 꾸역꾸역 청소를 하고 나왔다.
이제 함께 지내지 않을 것이기에 군말 않고 청소했다.
2주간 종연네는 서울에서 건강 검진을 받고 아이들 치과, 소아과 등 병원진료와 여러 가지 문화생활을 즐긴 후 남원으로 내려갔다.
종연은 비록 이전까지 해왔던 모든 며느리 도리는 사라지고 ‘나쁜 며느리’ 타이틀을 뒤집어쓴 채 내쳐졌지만 시댁에서 벗어나 즐거운 2주간을 보냈다.
백
년 종년
백년손님 백 년 종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