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정치꾼들

by 혜윰

남을 도울 때 가장 덕을 보는 것은 자기 자신이고, 최고의 행복을 얻는 것도 자기 자신이다

세상에는…. 아니, 우리나라만 해도 수많은 정치세력이 존재한다. 그리고 서로 대립하면서도 이 사회의 발전을 도모하는 수많은 직업인이 있다. 우리는 이 사람들을 '정치인'이라 부른다. 세상사 정치인들은 본디 '말싸움'하는 직업이라, 파도 수십개다. 진보, 보수, 중도 등등…. 세상에는 수많은 파벌들이 있듯이 자기와의 싸움에도 '좌파'와 '우파'가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나는 세상사의 정치가 아닌, 나 자아 속의 '정치공작' 행위를 탐구한다. 내 자아의 정치 파벌 또한 '좌파'와 '우파' 그리고 '진보중도', '보수중도', 그리고 0.001%의 극우와 극좌가 내재되어 있다. 일단 내 자아속 '국회'는 총 240석이고 현재 좌파는 140석, 우파는 70석, 진도중도는 10석, 보수중도는 10석. 극우와 극좌가 각각 5석씩이다. 마치 현실의 진보 정당으로 대표되는 '민주당'과 보수 정당으로 대표되는 '국민의힘' 처럼 이 여섯 정치 파벌들은 나와 가족의 미래에 관해 치열하게 정쟁한다.

최근 나만의 정쟁거리는 바로 '가정 경제 침체기, 과연 내가 얼마나 가정의 버팀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내 자아속 정치분파들이 논쟁을 벌인적이 있었다. 여기서는 대표적인 두 분파인 좌파, 우파의 의견만 들어본다.

일단 거대다수파인 '좌파'의 의견부터 들어본다.

"최근 아버지의 월급이 두 달 연속으로 나오고 있지 않아 불과 3개월 뒤에는 우리집 경제사정이 불을 보듯 침체기에 빠지게 된다. 이런 침체기가 계속되면 가정의 존속은 물론이요, 생계마저 위태롭다. 그래서 나는 이 혼탁한 상황에서 월 400정도 벌 수 있는 일자리를 찾아 돈을 번 다음 스러져가는 가풍을 일으켜 세워야 한다. 그러므로 내가 돈 벌어 내가 다 쓸 것이 아니고 가족과 함께 상상하는 안을 하루 빨리 발상해내야 한다. 그리고 돈을 받는 족족이 써버려서는 안된다. 20년, 30년, 심지어 70년 미래의 거대한 안목까지 굽어보아 착실히 저축해야 한다. 즉 휴대폰 보는 시간 2시간 아끼면 알바비 2만원도 더 번다. 우파여, 언제까지 유아기적 낭비벽에만 머물 것인가?"

뒤이어 우파들이 답한다,

"좌파여, 함께 나눌 수록 우리의 몫은 줄어든다. 우리는 단순간의 행복과 쾌락을 추구한다. 사람은 쾌락의 동물이라 하지 않았던가? 우리 '호모 볼루타스(쾌락적인 사람의 학명)'는 미래의 나와 가족의 안위를 생각할 시간이 없다. 이건 단지 자신의 돈을 낭비하는 거다. 그러므로 귀측에서 제시한 상생안을 모두 부정하고 나만의 살길을 찾아야 한다. 좌파들이여, 자네들은 포퓰리즘을 펼치고 있다. 즉 나의 욕망이 제일 중요하다. 이런 입법 독재야 말로 나의 자아를 혼탁하게 한다 제발 정신차려라."

뒤이어 좌파가 반문한다.

"우파, 당신들이나 정신차리게!! 당신들은 유아기적인 정치공작으로 나를 수천일 동안 피폐하게 만들다 못 해 거의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고금을 훑어보아도 당신들 같은 이기적인 정치세력은 유일무이한데다가, 아직도 우리집 경제가 얼마나 어려운지 당신들은 이해하지 못 하고 있다. 그리고 세상에는 '남을 도울 때 가장 덕을 보는 것은 자기 자신이고, 최고의 행복을 얻는 것도 자기 자신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인즉, 나의 소득을 가족 구성원과 나눔을 한다면 가풍을 다시 일으키는 것은 물론이요, 최소 우리 가족이 굶주릴 일을 피하게 될 것이다. 즉, 나만 살자고 다른 가족들을 내팽겨치고 외면하는 것은 온당치 못 하다."

그러곤 우파들은 화가 머리 끝가지 나서 '필리버스터'를 선언하고 6주동안 단식 농성을 했다. 그러자 좌파들이 우파들에게 최후의 묘수를 던졌다. "우파들이여, 회피한다고 달라질건 없다. 지금 가세가 기울어져 가는 우리 집을 보라. 이렇게 한량처럼 노다니면 안된다."

여기까지다. 핵심을 정리해본다. 자아속 우파는 이기적이며, 쾌락주의적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자아속 좌파는 이타적이고, 미래지향적이다.

자아 대립은 누구나 일어난다. 사소한 일로 내 안의 좌파와 우파가 늘 말로써 치고 받고 싸워댄다. 형식적인 싸움의 끝은 없다. 단지, 나의 국민성이라는 양심이 좌, 우파의 손을 들어줄 때까지 그 싸움은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늘 우파가 이기적인 것은 아니고, 좌파가 현명하고 지혜로운 것도 아니다. 내 안에는 그 반대의 좌파, 그 반대의 우파 모두 존재한다. 궁극적으로 우든 좌든 자신이 처한 상황을 반영하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양심이 더 끌리는 쪽으로 생각하면 된다.

여러분한테 질문해본다.

독자들의 좌파와 우파는 각각 당신의 어떤 마음을 대변하는가? 그리고 양심은 누구의 손을 들어주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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