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일간의 글쓰기>
아침에 또 엄마의 신경질이 나에게 쏟아졌다. 기분이 팍! 상했다. 아침 찬양을 부르기 직전이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유튜브 반주에 맞추어 찬송가를 순서대로 30분씩 부른다. 새로 생긴 나와의 약속이다. 이런 기분으로, 이런 마음으로 찬송가를 부를 수 있을까? 그래도 그냥 했다. 개미 같은 목소리와 마음으로 시작했다. 그러다 찬송가 72장의 멜로디가 독특하고 요상했다. 조금씩 웃기더니 결국은 웃음이 나와버렸다. 그 순간 내 마음도 전압이 바뀌었다. 바뀐 마음으로 힘을 내서 다시 힘차게 찬송을 불렀다.
웃긴 거 나오면 나는 내 친구 지혜가 생각난다. 지혜에게 알려주고 싶고, 지혜가 또 어떤 놀라운 방법으로 반응할지 기대되고 그런다. 지혜는 강원도 정선 오일장에만 나오시는 뻥튀기 아저씨 같아서, 지혜 속에 들어갔다 나오면 요만한 웃음도 이만한 웃음으로 뻥 튀겨져 나온다. 뻥튀기 아저씨 '뻥이요' 외치시고 난 뒤에 검은 쇠뚜껑 열고서 넓은 소쿠리에 강냉이 담으실 때, 벚꽃처럼 하얗게 튀겨진 강냉이 쏟아지듯, 언제나 내게서 하얀 웃음 떼구루루 쏟아지게 하는 지혜가 나는 늘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