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 피는 꽃 얼마나 있을까?
그토록 사람의 시선을 끌던 샛노란 예쁜 꽃도
밤사이 불어온 산들바람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아마 몰랐겠지,
바람 한 번에 자신이 사라지리라 곤.
이 밝고 푸른 하늘 아래
지지 않는 청춘 어디 있겠는가?』
젊음이 가기 전에 해 보고 싶은 것 맘껏 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자신의 푸른 인생을 즐기는데 주저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시간과 돈과 열정을 맘껏 투자하여 더욱 더 푸른 인생을 만들라 하고 싶다.
아등바등 사는 인생도 자신의 인생이지만,
맘껏 투자하여 즐기며 사는 인생도 자신의 인생이다.
이것저것 재다 보면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젊음은 사라진다.
자신에게 아낌없이 투자하는 인생을 살면 좋겠다.
이것저것 재다 변변한 취미 하나 가지지 못한 채 젊음을 보내 버린 나였기에 청춘의 아쉬움이 더 큰지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홀로 공원을 산책하거나 지하철을 타고 약속장소에 갈 때면 어느새 딸이 사준 골전도 이어폰으로 흘러나오는 청춘이란 노래를 들으며 무심히 흘러 보낸 젊은 날의 아쉬움을 달랜다.
‘언젠간 가겠지 푸르른 이 청춘 지고 또 피는 꽃잎처럼
달 밝은 밤이면 창가에 흐르는 내 젊은 영가가 구슬퍼
가고 없는 날들을 잡으려 잡으려 빈 손짓에 슬퍼지면
차라리 보내야 지 돌아서야 지 그렇게 세월은 가는 거야
날 두고 간 님은 용서하겠지만 날 버리고 가는 세월이야
정 둘 곳 없어라 허전한 마음은 정답던 옛 동산 찾는가’
김창완님이 작사 작곡한 ‘청춘’이란 노래는 오랜 세월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어느 누군들 청춘이 없었겠나만, 나는 멋지게, 후회없이 청춘을 보냈다고 소리 칠 수 있는 사람 몇이나 될까?
나는 살아오면서 나를 위해 돈을 쓴 적이 거의 없다.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나를 위해 쓴다고 생각하면 아까운 느낌이 든다.
테니스나 수영 같은 취미 활동을 하고 싶었지만 나를 위해 돈을 쓰는 것이 아까워 생각만 하다가 포기했고, 먹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이 있어도 혼자 있을 땐 사서 먹거나 물건을 사지 않는다.
대부분의 우리 또래들은
운동기구를 사는 대신 동네 운동장에 가서 축구를 하거나, 쉬는 날이면 직장동료들과 등산 같은 것을 주로 했다.
돈을 크게 들이지 않는 잡기 위주로 많이 했다.
입사 후 가장 먼저 배운 잡기는 업무를 마친 직원들과 숙직실에 둘러 앉아 밤새워 치던 카드와 고스톱이었는데, 요즘 세대들이 푹 빠져 있는 게임과 대적할 만한 놀이 수단이었다.
다만 장비구입비가 들지 않는 것이 다름이라면 다름이다.
또한, 사무실 식당 한 켠에 놓여 있는 탁구대는 라이벌 직원과의 희로애락이 담겨있는 격전지였다.
이처럼 나를 위해 투자(?)한 것이라 곤 온 몸을 열심히 움직이는 돈 안들이는 운동이 전부였다.
아내는 이런 모습을 좋아하지 않는다.
무엇 하나 스스로 선택해서 가지려고 하지 않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은 것 같다.
그런 내가 최근에 인터넷으로 물건 구입하는 법을 배워 가끔 몇 만 원짜리 물건을 주문을 하거나 어쩌다 마트에 함께 가서 내가 먹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을 사자고 하면 아내는 적극적으로 뭔가를 찾는 모습이 좋다며 폭풍 칭찬을 한다.
참 어색한 칭찬 같지만 그런 칭찬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이렇게 자신에 대한 투자에 인색한 나지만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골프를 우연한 기회에 반강제적으로 일찍 배우게 되었다.
책임자가 되고 얼마 지나지 않은 2000년대 초반, 골프를 좋아하는 친하게 지내던 지인이 있었다.
그 당시에는 골프가 지금처럼 완전히 대중화되지 않았던 것 같은데 그 사람은 내가 근무하던 사무실에 와서 자주 골프얘기를 하곤 하였다.
골프를 모르는 내겐 별 흥미 없는 얘기였지만 그 사람은 침을 튀겨가며 골프의 즐거운 경험을 얘기하곤 했다.
하도 자기 자랑만 해서 미안했던지 어느 날 내게 골프를 배우라고 권했다.
‘나는 골프채도 없고 관심이 없다’고 말하자
‘아니, 진짜 재미있는 운동이니 무조건 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자기가 연습하고 있는 인도어 연습장에 한 달 치 연습할 수 있도록 예약하겠다고 말했다.
나는 정말로 배우고 싶지 않다고 말했지만 막무가내였다
다음날 내가 근무하는 곳으로 다시 찾아온 그 사람은 인도어 한달치를 예약했으니 무조건 연습하라고 말하곤 가버렸다.
골프채도 없었던 나는 그 연습장에 있는 연습용 채로 골프를 시작하였고,
이왕 발 담궜는데 제대로 배워보자는 심정으로 프로에게 레슨을 신청하는 한편 큰 맘먹고 TV홈쇼핑 프로에서 가장 싼 풀세트 골프채를 신청하였다.
그 골프채 중 7번 아이언 하나로 레슨프로에게 한 번에 10분씩 배웠는데 일주일쯤 지나자 레슨프로가 골프장에 나타나지 않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 있나 보다 라고 생각하며 혼자서 맞지도 않는 아이언 7번채로 몇일간 연습했다.
그런데 또다시 몇 일이 지나도 레슨프로가 보이지 않아 사무실 측에 물어보니 그 골프 레슨프로가 더 이상 출근하지 않는다고 했다.
내가
3
개월치 수십만원이나 되는 레슨 비용을 줬는데 이게 무슨 청천벽력 같은 말인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나를 위해 거금을 투자했는데 부도가 난 것이었다.
사무실 측에 자초지종을 말해도 자신들과는 관련 없다는 말만 하였다.
홈쇼핑에서 골프채를 산지 불과 얼마되지 않아 그런 일이 발생하다 보니
조금씩 생기던 골프에 대한 관심이 사라져 버렸고 골프채가 필요 없어졌다.
나는 홈쇼핑에 전화를 해서 골프채를 반품할 테니 찾아가라고 했다.
(그 때는 상품을 일정기간 사용한 후 결제를 해도 되었던 것 같다)
골프채를 찾아가겠다고 한지 2주쯤 지나도 찾으러 오지도 않고 연락도 없어 몇차례 찾아가라고 연락을 했지만 알았다는 말만 하였다.
결국 그 골프채는 회수되길 기다리면 몇 개월이나 우리집 신발장 옆에 놓여 있었다.
나를 위해 처음으로 야심 차게 투자했으나 그 결과는 상처만 남았다.
그런 아픔이 있어서인지 나의 골프실력은 레슨비 사기 당하던 그 순간에 멈춰져 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을 보면 자신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수십만원 하는 운동기구나 게임기를 과감히 산다
해외여행도 일년에 몇 번씩 가는 사람들도 여럿이다.
자신을 위해 한 푼도 쓰지 않는 우리와는 다르다.
축구를 해도, 등산이나 캠핑을 해도 준비하는 것이 남다르다.
일단 최신형 장비를 갖추는 것부터 시작한다.
한동안 젊은 직원들이 골프 열풍에 휩싸였다.
골프장 부킹이 어려울 정도로 젊은 사람들이 골프장으로 몰렸다.
수백만원 하는 골프클럽을 구매하고 화려한 골프복을 입고 골프를 쳤다.
일부 골퍼분들 중에는 골프 잘 하는 것보다 아름다운 골프장을 배경으로 인생사진 한 컷 찍는 것에 더 열심인 사람도 꽤 있었다.
고가의 장비를 사서 비싼 골프장에 와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맘껏 하는 모습이 생소하고 재밌기도 했지만 저렇게 사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한 때는 취미활동이나 자기개발 한다고 고가의 장비를 구입하고 분수에 맞지 않게 자주 해외로 여행을 하는 것을 보면 미래에 대한 준비성이 없는 놈이라고 속으로 욕을 하기도 했지만 그 또한 꼰대 생각이란 걸 뒤늦게 깨달았다.
갯벌에 쭈꾸미 잡으러 간다며 어부들이 입는 어깨걸이 방수복을 구입하고, 수영장 간다고 물안경과 오리발을 인터넷으로 주문하며, 스킨스쿠버 시작 할 거라며 고가의 장비를 구입하고, 주말이면 친구들과 패러글라이딩 하러 갈 거라며 들떠 있는 직원, 보름동안 해외여행 간다며 설레어 하는 직원, 금요일 오후부터 토요일 종일 자신의 쉬는 시간을 반납하면서 새로운 트렌드를 배우고 있는 직원,
친구나 가족과 여행을 같이하면서 좋은 추억을 쌓거나 비싼 캠핑장비 풀세트를 장만하여 눈 덮인 들판이나 산기슭에서 야영하며 삶의 이야깃거리를 만드는 청춘들이야 말로 참 건강하게 살고 있고 알차게 인생을 영글게 하는 진짜 멋진 청춘들의 모습니다.
청춘의 길이는 각자에게 달려 있다.
20의 청춘, 30.40의 청춘 아니면 50,60의 청춘?
그렇게 보면 나도 청춘을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멀지 않은 훗 날 ‘한 번쯤 해 볼 껄’ 이라며 후회하지 않도록
꼭 꼭 ‘맘 껏 자신을 위해 투자하라’고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