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직장은 없다는 것을 알면서

손실 회피 편향은 본능이다.

by 은환루비스

나는 결혼 전까지 7년 넘게 직장을 다녔다. 그러다 육아와 출산으로 인해 10년 정도 경력단절을 겪었고, 다시 일을 시작한 지 이제 겨우 2년이 조금 넘었다.


나이를 먹었어도 직장생활은 여전히 쉽지 않다.

이력서를 넣어도 나이 때문에 바로 취업되기 어렵고, 경력이 있지만 예전만큼의 속도와 실력이 나오지 않는 현실과도 마주한다.


직장 생활에서 가장 힘든 건 역시 사람과의 관계다.

상사와 동료에게 맞춰야 하고, 나와 맞지 않는 업무 방식을 수용해야 하는 순간들이 계속된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자주 묻는다.

"완벽한 직장은 정말 없는 걸까?'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마음으로는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순간들이 있다.


돌아보면 이런 감정의 뿌리에는 손실 회피 편향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같은 크기의 이익보다 손실에서 더 큰 불쾌감을 느끼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심리.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기를 힘들게 하는 것을 피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작은 불편, 작은 갈등에도 불필요하게 마음이 흔들릴 때가 있다.


그래서 내가 요즘 가장 많이 되새기는 말은 이것이다. '현재에 집중하고, 실수 없이 해내는 것. 그리고 남과 비교하지 않기.'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앞서면 조급해지고,

조급해지면 실수하고, 실수하면 자책한다.

자책하는 순간 다시 집중은 흐트러지고, 이 악순환이 반복된다.


내 마음에 쏙 드는 완벽한 직장은 없다.

다만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단점과 괜찮다고 느낄 만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 곳이 '직장'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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