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제목처럼 왜 내가 책을 내기로 결심했는지를 다루는 게 주 내용이겠지만, 사실상 이번 화는 그냥 최근에 들었던 내 생각과 이 시리즈의 프롤로그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나는 한 3주 전? 500일 넘게 사귀었던 여자친구와 이별했다. 이별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별은 언제나 힘들다는 말에 동의한다. 예전보다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해, 그렇게까지 힘들진 않겠지...라고 생각했던 건 나의 오만이었나보다. 오히려 과거에는 헤어진 직후가 너무 힘들었다면, 지금은 시간이 지날수록 생각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자꾸 새로운 무언가를 알게 되어 더 힘들고 신경이 쓰이는 것 같다.
이 글을 쓰는 지금까지도 나는 그녀가 싫은지 아직도 사랑하는지...잘 모르겠다. 나도 내 마음을 잘 모르겠다는 게 이런 느낌인가 보다. 아마도 이중적인 마음이 존재하는 거겠지...
우선 헤어진 직후, 나는 "글쓰기"를 택했다. 왜 택했는지 딱 잡아서 이야기하긴 힘들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게 그것밖에 없었다. 나는 힘들 때, 이야기하고 글쓰는 걸 좋아한다. 그렇다고 막 친구들을 불러서 술에 잔뜩 취할 때까지 울면서 이야기하고, 술 김에 전 여자친구한테 전화를 걸고..난 그런 건 딱 질색이다. 반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침대에 누워서 허송세월을 보내거나 매일매일 우울감에 가득 찬 상태로 예민하게 사는 것도 싫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방법이 소중한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캐치하거나 매일매일 솔직하게 이별에 대한 나의 생각을 차곡차곡 정리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글을 쓰다 보니, 문득 그냥 '이걸 잘 정리하면, 작품으로 하나 만들어도 괜찮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작품으로 만들고 싶었던 이유가 여러 가지 있지만, 그중에 이걸 전 여자친구가 봤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도 없진 않다. 나는 솔직하고 싶다. 거짓말하고 싶지 않다. 이걸 보고 그 사람도 다시 자기의 행동이나 생각들에 대해 잘 생각해보고 정리했으면 좋겠다...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기도 했다. 내가 전달할 수 있는 마지막 글이니깐...
그리고 또 이렇게 힘든 순간을 작품으로 낸다면, 내가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이런 "이별"과 같이 힘든 순간이 인생에서 자주 오는 상황은 아니니깐.
마지막으로는 나는 내가 힘든 건 괜찮은데...그렇게 힘들어 하다 보니깐, 다른 사람은 나처럼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혹시 이렇게 힘든데 힐링하는 방법이 없는 분들 혹은 이별을 겪었는데 너무 힘든 사람이 있다면, 내 글을 보고 내가 한 행동을 따라하거나 아니면 공감하면서 '아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 그게 내가 바라는거다.
사실 오늘 프롤로그를 쓰기 전에, 내가 헤어진 이후 쭉 썼던 일기장을 처음부터 다시 읽어보았다. 순간 '작품을 연재하지 말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너무 생각도 이곳저곳으로 흩어져 있고, 그리고 무엇보다 너무 찌질해보였다. "아니...어떻게 멘트 하나하나가 그렇게 찌질할 수가 있지...;;"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가진 모습, 내가 했던 그런 찌질한 생각까지 여실히 보여줄 생각이다. 왜냐하면, 그 생각과 그 시간 모두 나에겐 너무 소중한 경험이고 솔직히 말해서 그게 "나"다.
내가 찌질하고 실수한 순간이 있다고 그걸 꽁꽁 숨겨야 하나? 나는 인생을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 내가 생각해도 잘못된 생각이었다면 사과하고 바꿀려고 노력하면 되고, 조금 찌질했던 생각이라면 다음에는 좀 더 멋있게 생각해봐야지 하면 되는 것 아닌가?
가장 좋아하는 문구가 있는데, 그건 바로 "상처는 숨기면 숨길수록 곪는다."이다. 상처는 밖으로 드러내서 약도 바르고 공기와 맞닿게 해야지 점점 새살이 돋으며 딱지가 진다. 상처를 보여주기 싫어서 약도 바르지 않고 자꾸 옷 안으로 숨기면, 분명 상처는 덧난다. 나도 당당하게 "이게 나야"라고 외치는 삶을 살고 싶지, 그건 "내가 아닌데.."라고 부정하며 나를 숨기는 삶을 살고 싶지 않다. 아마도 그런 인생의 첫 시작점이 "나의 강박 해방일지 1"이였다면, 두 번째 포인트는 "이별은 무엇을 남기는가"가 되지 않을까 싶다.
내가 어떤 작가냐고 묻는다면, 내 소개글에 있는 말을 그대로 할 것이다. "나는 글을 쓴다. 그리고 글을 쓰는 이유는 잃어버린 나를 찾기 위해서이다." 아직도 잃어버렸던 나를 다 찾지 못했다. 얼마나 걸릴지는 모른다. 그렇지만 분명 나는 찾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강박증을 통해 내가 정말 무서워하는 걸 숨겨버렸고, 난 아직 강박증을 해결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렇기에 매일 연습하는 것이다. 솔직하게 나를 그대로 드러내는 연습. 그렇게 노력하다 보면, 강박증도 언젠가 이겨낼 수 있는 단단한 내 자신이 만들어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