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뽀글 Jul 13. 2024

헤어진 지 4일 차

공허하다... 아니 공허하다 못해 그냥 허무하다.

1년 6개월? 거의 2년이라는 시간이 그렇게 한순간에 끝난다는 게..

참 어이가 없기도 하고 허무했다.

관계는... 특히 남녀 사이의 관계는 그렇게 "헤어지자"라고 하고, 연락도 안 하고

전 애인이 내 삶을 알 수 없게 다 차단해 버리고 없어지면 끝나는 그런 관계..

고작 그것밖에 안 되는 것인가


요즘 또 연애 프로그램들이 인기였는데,

특히 환승연애 3과 연애남매를 재밌게 봤다.

환승연애 3은 초반에 재밌게 보다가 막판에는 좀 재미가 없어서 안 봤던 것 같긴 한데...

나는 의외로 광태와 종은의 이야기가 눈에 들어왔다

광태는 연애를 하면서 "사랑해"라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한다.

'어떻게 연애를 하면서 상대방한테 사랑해라는 말을 안 할 수가 있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종은의 상황을 들어보니 나는 그게 이해가 안 가진 않았다.

나 역시 그녀와 좀 비슷했기 때문이다.


나는 연애를 해도 언젠가는 헤어질 거라고 생각한다. 그건 상대방이 싫어서가 아니라, 일종의 "자기 방어"였던 것 같다.

미치도록 아파보니깐... 또 그 사람을 잃으면 혹은 버림받으면, 그게 얼마나 슬프고 힘들지 아니깐... 그 사람에게 너무 집착하지 않으려고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사랑해"라는 말이 무섭다.

연애할 땐 '사랑해, 언제든지 너 옆에 있을 거야, 우리 결혼하자, 모든 지 해결할 수 있어...'와 같이

그런 말을 적극적으로 표현하지만,

결국 그 말을 지키지 못하고 떠나고, 또 그런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하는 게 싫다.


물론 안 지키는 게 문제이고 누구의 탓이라는 건 아니다. 또 못 지킬 거면 그런 말을 하지 말라는 것도 아니다. 당연히 연애를 하면 그런 말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그저... 그 말이 너무나도 달콤하고 사랑스럽지만, 한편으론 너무 무섭고 무거웠다.

나를 안도하고 편안하게 만들지만, 그러다가 그 관계가 끝나면 너무나도 힘드니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