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뽀글 Jul 06. 2024

헤어진 후 2일 차

따지고 보면, 헤어진 날은 일기를 쓰지 않았기에.. 오늘이 2일 차라고 해야겠다.

삶이 되게 단순해졌다. 예전에는 예상치 못한 일들이 더 많이 벌어지기도 하고

다채로운 일들이 하루에도 여러 번 일어났던 거 같은데...

연애라는 게 나 혼자 사는 게 아니라, 매 순간 여자친구와 일상을 공유하는 것이기에..

그러나 이제는 나 혼자서 사는 삶으로 돌아왔기에

순간순간 공허함이 찾아오는 것 같다.


뭐... 근데 당연한 거니깐. 24시간 함께했던 사람이 한순간에 없어졌는데 당연하지..

그래서 억지로라도 부대 사람들이랑 더 많이 놀려고 하고 있다.

그런데 재미있긴 한데... 막 엄청 편하지는 않고

그녀와 놀던 것처럼 즐겁지는 않다. 왜 그럴까?

단순히 재미있는 일을 하고, 일상을 이야기하는 연락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내 고민을 100% 다 드러낼 수 있는 타인이 있다는 게

아주 감사한 일이라는 것을

헤어지고 나니깐 깨닫는 것 같다.

역시 사람은 익숙함을 "당연한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냥 여러 가지 생각들이 드는 것 같다.

내 입장에서만 이야기하면, '그렇게나 힘들었나?' '대체... 어떤 게, 어디가 그렇게 답답했을까?'

아니면 '내가 그만큼은 좋지 않았던 걸까?' '딱 그 정도만 사랑했던 걸까?'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반대로 그녀의 입장에서 생각하면...'그래, 힘들었겠지.. 에휴'

'매일매일 나한테 그런 이야기만 듣고, 위로해 줘도 비슷하고 바뀌는 건 별로 체감되지도 않고..'

이렇게 아주 다양하고 나와 그녀의 입장에서 각각 생각할 수 있는 생각들이 머릿속을 마구 지나가기 시작했다.


그녀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헤어져서 후련하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아니면 나 없이 살 수 있을 것 같아서 헤어졌는데,

'생각보다 잘 안되네?'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까

만약... 그녀가 돌아올 리는 없겠지만, 돌아온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하... 너무 생각이 많아진 것 같다.

안 그래도 생각이 너무 많은 게 문제인데, 요즘은 더더 많아졌다.


이런 다양한 고민과 생각들이 내 머리를 아프게 할 때쯤 심리상담센터를 예약했다.

진짜 이제는 좀 해방 돼보자고.. 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