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스스로 이겨낸 사람, "위버맨쉬"를 계속 보여줬으면 좋겠다.
나는 G-Dragon 의 팬이라고 할 수는 없다. 회사 업무로 GD와의 콜라보 프로젝트를 리드한 경험은 있어서 (오랜 시간 걸쳐서 런칭한 프로젝트였고, 그 프로젝트 동안은 GD의 인사이트에 대해서만 생각했으니, 나름 내적 친밀감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다보면 대상 제품 또는 대상자에게, 프로젝트의 파고에 따라 Love & Hate의 감정이 들기 마련인데, GD의 경우 글로벌 아티스트다 보니 "아~ 이래서 이 사람이 글로벌한 아티스트구나!" 하는 점이 더 많았던 것 같다. 그것은 다름아닌 그의 "아티스트로서의 집요함"이었다.
한마디로, 아티스트로서 그는 놀라우리만큼 "8"이라는 숫자에 집착했고 (1988년 8월 18일에 태어난 그에게 "8"은 일종의 행운을 넘어선 운명의 숫자이다. 특히, "8"을 좋아하는 중화권 팬들에게 GD는 "크게 될 운명을 갖고 태어난 사람 (일명 될놈될)"이어서, 큰 지지와 인기를 얻고 있다.), 이를 제품으로 연결하는 작은 디테일 하나도 놓치 않았다. ("Too Bad" 뮤비에서 빈티지한 맥도널드 모자를 쓰고 나오는데, 맥도널드가 우리나라에 처음 매장을 오픈한 해가 1988년이라고 한다!)
그리고, 놀라우리만큼 창의성이 넘쳐셔 (우리가 모두 아는 GD의 모습이긴 하지만), 특히, 전시를 위한 그의 작품들을 보면서 WOW!하고 놀랐던 기억이 있다. 그에게서 쉽게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지키는 "Artist Way (아티스트로 사는 법)"을 엿볼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던 것 같다.
그런 내가 어쨌거나 두번째 GD에 관한 글을 쓰고 있다. (첫번째 글 : 철학자로 돌아온 GD) GD에 관한 글이기도 하지만, 정확히는 그가 들고온 주제인 "위버맨쉬(Übermensh)"에 대한 글이다. 앞선 글에서도 소개한 것처럼, '프리드리히 니체'가 삶의 목표로 제시한 인간상, 독일어로 넘어선 (Über) + 사람 (mensch)을 의미하며, "있는 그대로의 모든 것을 긍정할 줄 알아서 고통마저도 자신을 성장시켜 나가는 기회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삶에 집중하며 스스로의 가치를 창조해 내는 사람"을 뜻하는데, "Power"가 위버맨쉬를 알린 곡이었다면, 3집 앨범은 본격적으로 "위버맨쉬"(Übermensh)" 타이틀을 달고 나왔다.
여기서 그는 더 자유롭고, 대담하고, 화려하다. "Power"가 미디어와 여론으로 인해 왜곡되고 부풀려진 뉴스들에서 고군분투하며 "I got the power!!" 하며 나다움을 찾아가는 GD였다면, 위버맨쉬의 GD는 이를 다 이겨내고, 인생을 더 자유롭게 즐겨보겠노라고, 선언하는 것 같다. 이는 최근 활발한 예능 활동을 펼치는 그의 모습을 봐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전의 GD가 신비주의 컨셉에 스스로를 가뒀다면, 지금의 GD는 더 밖으로 나와 사람들과의 소통을 원하는 것 같고, 보고 싶은 사람들을 만나며 (정형돈과의 만남, "굿데이" 프로그램에서의 88 프렌즈와의 예능) 자유롭게 노는 듯 하다. "Too Bad" 뮤직 비디오 속의 그는 매우 GD답게 매우 스타일리시하고, 신나고, 자유로워 보인다.
나는 이렇게 GD가 계속 이겨낸 사람, "위버맨쉬"(Übermensh)"를 보여줬으면 좋겠다. 이미 슈퍼스타인 사람에게 평범한 내가 이겨내라 마라, 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일 수 있지만, 한 시대 많은 사람들의 우상이었던 사람이 큰 역경을 자신의 예술적으로 승화시켜 사람들에게 감동과 울림을 줄만한 작품으로 탄생시키는 과정이, 다른 어려운 처지에 놓인 누군가에게 일말의 희망이나 본보기가 되지 않을까, 해서이다. 물론, 그에게는 "음악"이라는 탈출구가 있어서 다행인 듯 하고, 그런 의미에서 우리 모두에게도 역경과 어려움이 닥쳤을 때, 잠시 피신해 있을 수 있는 "creative outlet (크리에이티브 아웃렛, 즉 탈출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나에게는 어떤 탈출구가 있을까? 단순히 탈출구를 넘어서, 말 그대로 "creative outlet", 예술적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그런 도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한 때 책이 그랬고, 지금은 브런치 생활을 소소하게 하고 있으나, 생각해 보면 바쁘거나 스트레스 받는 환경에서는 나는 오히려 글을 잠시 멈췄던 것 같다. 2025년에는 나만의 크리에이티브 아울렛(creative outlet)을 찾을 수 있길 바라며, 나도 "위버맨쉬(Übermensh)"마음을 잊지 않겠노라, 작게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