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에게는 스마트폰 교육이 필요하다

by 김정준


얼마 전에 SNS에 올라온 글이다. 작고한 소설가 L 씨의 사모님이 지방 도시의 한 아파트 고층에 혼자 살고 계시다. 그 아파트의 엘리베이터가 고장이 나서 며칠째 사용이 금지되어 있는 상태이다. 사모님은 불편한 몸으로 마트에 갈 수가 없어서 음식을 해 드시지 못하고 계시다. 아파트 주위에 사시는 분이나 그 도시에 거주하는 사모님의 지인들은 관심을 가져 주길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글을 보고 ‘아니 이게 무슨 말이야? 지금이 1900년대 구한말도 아니고…… 쿠팡에 필요한 식자재를 밤늦게 주문해도 그다음 날 꼭두새벽에 문 앞까지 배달해 주는데…… 도통 이해가 안 가네’ 하는 반응이었다.

맞는 말이다. 지금은 직접 마트에 가지 않아도 스마트폰으로 물건을 주문하고 배달받을 수 있다. 게다가 할인 혜택이 많아 값이 저렴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스마트폰의 기능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사람에게 제한된다.


정보통신 정책 연구원의 자료에 의하면 2022년 기준 스마트폰 보유율은 93% 이상이고, 고연령대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50대 이하는 99% 내외가 스마트폰을 소유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2022년 스마트폰 사용률 조사 결과를 보면 70대 이상 남성은 97%가 스마트폰을 이용한다고 했고, 안타깝게도 같은 연령대 여성은 69%만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4-5년 전까지만 해도 65세 이상의 노인들은 음성통화와 문자 메시지 기능이 주인 2세대 이동 통신 방법인 알뜰 폰(효도 폰)을 사용하시는 분들이 절반 이상이었다. 본인의 뜻이라기보다는 자식들의 뜻에 따른 이유이다. 기능이 복잡한 스마트폰은 다루기 힘들고 크기가 커서 간수하기도 힘들뿐더러 기기 값과 요금제가 비싸기 때문이었다.

그때에 비하면 스마트폰 보급율은 가히 폭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된 원인 중에는 알뜰 폰(효도 폰)을 생산하는 회사가 줄어들고, 취급을 안 하는 휴대폰 매장이 늘어난 것도 한 몫했다.

본인의 의사이던 아니던 지금은 노인들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소유하고 있다.


일부 노인들은 스마트폰으로 온라인 쇼핑을 하고, 식당이나 카페에서 간편 결제를 하고, 배달 앱, 인터넷 뱅킹 등 젊은 사람 못지않게 자유자재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사용 방법을 몰라 휴대폰이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는 노인들이 대부분이다.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받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 외 다른 기능을 활용하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

스마트폰을 일상생활의 필수매체로 활용하는 연령대를 보면 10대와 20대는 90%를 넘었고, 3-40대도 85% 내외이다. 그러나 60대의 경우는 44% 정도이고, 70대 이상은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 기술의 발전은 세상을 빠르고 편리하게 만들었지만, 아날로그 삶에 길들여지고 변화를 받아들이는 속도가 늦은 노인들의 불편함은 점점 가중되고 있다.

인터넷뱅킹을 할 줄 몰라 직접 은행을 찾아 업무를 봐야 하고, 배달 앱을 사용할 줄 몰라 마트를 직접 찾아야 하며, 맵 앱을 사용할 줄 몰라 길은 헤매거나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기차나 시외버스 티켓을 구입하기 위해서 역이나 터미널까지 직접 찾아가야 하는 등, 노인들은 하루하루를 힘든 삶을 영위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적응하지 못해 고통을 겪는 노인들에게 교육이 절실하다.

굳이 한국 정보화 진흥원이나 관계 기관에서 전문 강사를 초청해 교육할 필요는 없다. 어르신들을 강당에 가득 모아 놓고 특강 형식으로 진행하는 교육은 실효성이 떨어진다. 국가 예산만 축낼 뿐이다.

연세가 많은 어르신들은 무엇이든 쉽게 잊어버린다. 단순한 것을 익히는데도 한두 번 설명으로는 이해를 못 한다. 마치 말을 배우는 어린아이에게 단어 하나를 수십 번, 또는 수 백 번 하듯이 반복해야 한다.

어르신들에게는 1대 1 교육이 가장 바람직하다. 자녀가 옆에서 귀찮아하지 않고 몇 번이고 반복해서 가르쳐 주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다. 그러나 자식과 함께 사는 노인들은 별로 없을뿐더러, 자기 생활에 바쁜 자녀의 시간을 뺏을 수도 없는 실정이다.

자원봉사자를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옆에서 설명과 실행을 반복적으로 하면, 아무리 고령의 어르신이라 해도 이해하며 따라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중. 고등학생들의 봉사활동을 활용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만하다. 관공서에서 청소하고 잡일을 돕는 것보다 어르신들에게 스마트폰 교육을 한다면, 어르신들로부터 은연중에 인성교육이나 사회성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어르신네들은 손자나 손녀처럼 친밀감 있는 분위기 속에서 학습의 능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은퇴 후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시니어들을 활용한 교육도 바람직하다고 본다. 연령이 비슷하기 때문에 친구 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교육의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어르신들에게 스마트 폰 교육은 심도 있게 다양한 기능을 모두 가르칠 필요가 없다. 필요한 기능만을 선별하여 교육하면 된다.


글을 써서 SNS에 올리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일,

궁금한 정보를 인터넷을 통하여 찾아보는 일,

유튜브나 페이스북을 통하여 다양한 정보를 얻는 일,

대화방을 만들어 친구나 지인들과 소통하는 일,

e북을 다운로드해 글자를 확대해서 읽고 싶은 책을 자유롭게 읽는 일,

음악을 선곡하여 자유롭게 감상하는 일,

배달앱을 통하여 물건을 구매하거나 음식 배달을 주문하는 일,

인터넷뱅킹으로 은행에 가지 않고 업무를 집에서 하는 일,

기차표나 시외버스 티켓 사는 일,

운전 시 내비게이션 이용하는 일,

여행 시 맵을 이용 하여 목적지를 찾아가는 일,

항공권, 호텔 예약하는 일.......


나도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 중 극히 일부만 알고 있다. 빙산의 일각이라고나 할까? 위에 열거 한 내용들이 전부이다.

그럼에도 생활을 편리하게 많은 혜택을 누리며 살고 있다.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져 노인들이 스마트폰을 어느 정도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면 새로운 세계의 문이 활짝 열리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글을 읽고 쓸 줄 모르던 문맹자가 글을 배워 알게 되는 것보다 더 큰 희열을 느끼게 될 것이다. 생활이 편리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삶에 활력소가 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활용한다면 우울증과 고독감을 예방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keyword
이전 05화고목의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