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유리창이다.
깨질 듯 말 듯
투명한 긴장 속에 서 있다.
바깥의 소음은 늘 부딪혀 오고
안쪽의 그림자는 묵묵히 흔들린다.
균열 하나 없는 얼굴로 서 있지만
보이지 않는 압력은
틈새마다 스며든다.
나는 아직 산산조각 나지 않았다.
그러나 작은 균열조차
빛을 다른 각도로 꺾어내며
내 안에서 새로운 풍경을 만든다.
누구도 모르는 방식으로
나는 성장한다.
깨지지 않은 채로,
그러나 단단히 같은 자리에만 머물지 않는
유리창으로서.
언젠가는 깨질 유리창,
그러나 그 조각마다
새로운 빛을 흩뿌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