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일이 엎친데 덮칠 때

하소연하고 비우는 것에 익숙해지자

by 에이미


지난 2주간 컨디션이 바닥을 쳤다.



첫 한 방



일단 병원에 입원해 계시던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 일주일간 감기로 끙끙 앓으면서도 학생들 원서 접수를 마무리한 나는 주말에는 푹 쉬어야지 하던 참에 엄마로부터 온 할아버지가 위독하시다는 전화를 받고 지방으로 내려가서 초상을 치러야만 했다. 일단 장애가 있는 큰 아이는 봐줄 사람이 없어서 함께 내려가야 했다. 그리고 내려가서도 장례식장에 오래 있지도 못했다. 아이가 한 장소에 있지도 못했고 계속 나가자고 해서 결국 몇 시간 있지도 못했던 것이다. 내 빈자리는 남편이 잘 메꿔줬지만 할아버지에게 도리를 직접 못해서 마음이 불편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동갑이신데 내가 태어났을 때 두 분 다 48세로 매우 젊으셨다. 나를 업고 밖에 나가면 모두 딸이라고 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8살 때부터 합가를 하면서 서울로 상경하여 독립하기 전까지 같이 살면서 정이 아주 제대로 들었었다. 경제생활을 전혀 못했던 아버지를 대신해 대외적으로 우리를 키우신 할머니 할아버지라 매우 특별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병원에 계실 때 문병도 갔었지만 아직도 돌아가신 사실이 믿기지가 않는다.



돌아가신 사실도 속상한데 얼마 안 되는 재산으로 싸움이 일어났다는 것도 속상했다.



두 번째 한 방



휴가가 끝난 후 학교에 복귀했는데 일이 또 터졌다. 부서에서 있었던 일을 내가 다 뒤집어쓴 모양새가 되었다.



내일 다시 출근해야 하는데 다시 가슴이 두근거린다. 그동안 속 뒤집던 아들놈이 나한테 같이 닌텐도 게임하자, 뭐 하자 그러면서 자신이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표시한다. 내 상태가 그 놈이 보기에도 많이 안 좋은 가보다.



어려운 일은 이제까지 처럼 잘 이겨나갈 것이다. 그런데 이번엔 나를 맨 먼저 생각하자. 뻔뻔한 사람들 몇 명 손절하고 다시 스쾃 100번, 발레도 하고 오늘 쿠팡으로 온 대추차도 부지런히 끓여 먹으며 나를 챙기는 일을 우선으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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