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초기 스타트업에서
뛰어난 인재가 퇴사를 이야기했다.

250122 수요일 회고

by Lifey 라이피

눈을 떠보니 나는 어느새 쉬운 길을 골라 걸어가고 있었다.


관리자는 일을 잘 하는 팀원에게 해당 업무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위임한다.

그렇게 하면 다 잘 돌아가는 줄 알았다.


하지만 실제 조직은 그렇게 굴러가지 않는다.


뛰어난 사람은 디스커션 파트너를 원한다.

뛰어난 사람은 뛰어난 사람을 금방 알아보고, 뛰어난 사람은 뛰어난 사람과 일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본인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다고 판단되면 그는 조직을 떠나려고 할 것이다.


팀에 뛰어난 사람이 지금 있다.

그는 업무 역량이 뛰어나며 태도도 좋은 편에 속한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업무를 위임했다. 그가 잘하기 때문에.


그러나 문제는 내가 그를 덩그러니 혼자 뒀다는 것이다.

나는 다른 업무에 더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쏟았다.


그와 함께 업무를 하는 팀원은 상대적으로 업무 역량이 뛰어나지 않았고,

그는 점점 혼자 고민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만일 창업자라면 이런 상황은 당연하고 받아드리기 쉽지만,

이곳이 첫 직장이었던 그에게는 압박, 부담, 그리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까지 너무 강하게 심어줬다.


결국 그는 내게 퇴사를 이야기했다.

후회가 밀려왔다.


보다 실무에 관여하여 명확한 비전을 제시해줬다면.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그의 디스커션 파트너가 되어줬다면.

그 사이 뛰어난 인재를 영입했더라면.

등등


내가 모르는 그의 퇴사 사유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가 퇴사 의사를 밝혔을 때,

내 머릿속에 너무나도 빠르게 떠오르는 이런 이유들이,

즉 예전부터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실행은 하지 않은 그 수많은 것들이 있었다는 사실이 나를 가장 속상하게 한다.


조직의 성공 여부는 온전히 리더에게 있다고 굳게 믿는다.


리더가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운도 따르지만 그것을 이유로 삼으면 끝도 없는 핑계를 댈 수 있기 때문에 배재하겠다.


내가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인재가 떠난 것은,

결국 나 때문이다.


문득 나는 입만 살아 있는 사람인가 라는 생각을 한다.


리더의 특징 중 가장 싫어하는 것 중 하나를 내가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참으로 기분이 좋지 않다.

시간을 되돌리고 싶지만, 그런 후회는 시간 아깝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다행이다.

나 스스로를 경계 하는 것은 참으로 힘들다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부단한 노력.


명확한 의사 소통의 중요성도 다시금 깨달았다.


나는 당연히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팀원은 해도되는지 망설이고 있다.

이야기하지 않은 것은 아닌데 더 이야기 했어야 했다. 더 강력히, 더 자주.


팀원의 입장에서 느낄 수 있는 어려움도 알게 되었다

'왜 이렇게 하지 않지?'에 대한 질문을 하기 전에,

팀원 입장에서 그렇게 행동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마련해줬는가를 떠올려야한다.

이는 예산, 권한, 제약사항부터 협업 유관자들 간의 나이, 직급, 라포까지 해당된다.


지금 되돌아 보면 1on1 때 더 명확한 권한을 달라는 힌트를 몇 번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실행 하지 못했다

나는 내가 명확하게 의사소통 한 줄 알았기 때문에.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팀원과 프로젝트를 함께 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뛰어난 팀원이 떠난다고 했을 때 느꼈던 감정은 두려움이었다.


초기 브랜드이기에 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스스로가 너무 나약하다는 생각을 했다

브랜드가 사람 하나 이탈한다고 망하면, 그 조직은 어차피 망할 것이었다. 리더가 무능력해서.


내가 하면 된다. 내가 해내야만 한다

창업자는 회사에 성장에 필요한 것을 빠르게 배우고 실행할 수 있어야 된다

그게 무엇이 됐든 그때 필요한 것을 해내야만 한다. 지금도 다르지 않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남아있는 팀원들이 동력을 잃지 않게 내가 직접 보여 주는 것이다


이 조직은 성공할 것이고 그 조직을 이끄는 리더는 자신의 커리어를 기꺼이 한 번 맡길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내야한다.

방법은 간단한다.

솔선수범.

지름길은 없고 모두가 알고 있지만 어려운 그 길을 묵묵히 걸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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