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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eelsoft Apr 09. 2024

이민자가 해볼 만한 호주의 직업-Valuer (1)

Residential Property Valuer (첫 번째 이야기)

안녕하세요. Feelsoft입니다.

몇 차례 제 소개를 드렸지만 저는 호주 시드니에서 Residential Property Valuer라는 직업을 약 10년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예전부터 저에게 이 Valuer라는 직업에 대해 물어오신 분들이 간혹 계셨는데 호주로 이민오실 분들이라면 한 번쯤 생각해 볼 만한 직업이 아닌가 싶어 간략하게 소개와 더불어 장.단점을 설명해드리고자 합니다.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므로 다른 Valuer들은 다른 의견을 가질 수도 있다는 점 먼저 말씀드립니다.) 또한 개략적인 소개이므로 소수의 예외사항들은 생략하겠습니다.


1. Residential Property Valuer가 뭔가?

말 그대로 의뢰받은 주거용 부동산 (주택, 유닛, 타운하우스, 나대지 등)을 조사하여 가치보고서를 의뢰인에게 제출하는 사람입니다. 보통 Valuation Company의 직원으로 Full Time 근무를 하며 90% 이상의 일은 은행으로부터 오는 대출용평가업무입니다.


2. 뭔 일을 하는가?

하루 중 반나절 (저는 오전입니다.) 정도는 인스펙션을 하러 해당 부동산을 방문하게 됩니다. 그리고는 해당 부동산의 형태와 목적에 따라 인스펙션을 하는데 보통 내외부 사진을 촬영하고 건축물이 있는 경우는 건물의 크기를 재고 내외부 자재 및 부착물 등을 조사합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보고서를 작성하여 온라인으로 제출합니다.


3. 얼마나 버는가?

아무래도 가장 관심이 있을 내용이라 먼저 적습니다. Valuer의 급여구조는 보통 기본급과 회사가 고객으로부터 받는 수수료의 누적액이 일정금액 (Threshold) 이상 도달 시 받는 보너스로 정해집니다. 기본급은 일의 양과 무관하게 12개월 똑같이 들어오며 보너스는 개인별 월(또는 분기 등) 목표액 초과 금액의 일정 퍼센트를 받습니다. 따라서 들쭉날쭉합니다. 저는 (제가 선택했습니다만) 안정된 소득을 선호하여 기본급을 높이다 보니 (Threshold를 높였단 의미입니다.) 보너스는 죽을 정도로 일하지 않고서는 받기 어렵습니다. 은행에 찍히는 순급여액수로 연 $67,000 됩니다. 세금환불까지 따지면 아마도 7만 불 정도 되겠네요. (Valuer는 자기 집에서 자기차로 일하기 때문에 환불을 많이 받습니다.) Gross는 기준에 따라 고무줄이므로 생략합니다.

참고로 저는 보너스에 관심이 없어서 시드니 Valuer 중에 하위 30% 정도가 아닐까 싶네요. 한 건당 수수료가 높은 부자동네에서 일하거나 일처리가 빠른 Valuer들은 대부분 10만 불 이상 번다고 합니다.


4. 직업의 장점

이 직업의 가장 큰 매력은 혼자 일한 다는 겁니다. 

온라인으로 일을 받아 혼자 해당 부동산까지 운전해 가서 인스펙션 하고 또 집으로 돌아와 혼자 리포트 써서 온라인으로 제출하므로 업무상 직원이나 상사를 대면할 일이 거의 없습니다. 회사마다 다르지만 제가 근무하는 곳은 연말파티나 정말 중요한 회의 몇 번을 제외하고는 사무실에 모이는 일이 없습니다. 일하는 시간도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얼마든지 조정할 수 있어서 병원, 은행, 쇼핑 등 생활과의 유연한 병행이 가능합니다.


두 번째는 누구에게 아쉬운 소리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스스로가 정해진 규정을 따라 일하기만 하면 뭔가 선택받거나 더 많은 일을 받거나 혹은 더 높은 매출을 올리기 위해 눈치 보고 인사치레를 하고 아쉬운 소리를 할 일이 없다는 겁니다. 오히려 제대로 된 감정평가를 받기 위해 상식적으로 Valuer와 불필요한 트러블을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어 인스펙션 때도 스트레스받을 일은 거의 없습니다.


세 번째는 이해관계가 없습니다. 

이 것은 Valuer가 가지는 또 하나의 큰 특징으로 누구와도 업무적, 사적으로 의심을 받거나 압력을 받을 일이 없다는 겁니다. 쉽게 말해 '저 사람은 나에게 뭔가 비즈니스 목적을 가지고 만나는 거야.'라고 색안경을 끼고 다른 사람에게 보일 일도, 그리고 볼 일도 없다는 겁니다. 이게 정말 좋은 것은 업무적 이해관계에 따른 불필요한 인맥이 한 명도 없다는 걸 의미합니다. 제가 개인 핸드폰과 업무용 핸드폰 두 개를 쓰는데 100% 칼같이 분리됩니다. 회사업무를 하지 않는데 혹시나 업무상 만난 지인이 전화를 할까 업무용 핸드폰을 들고 다닐 일은 전혀 없습니다.


네 번째는 변화가 심한 업종이 아닙니다. 

상식적으로 아시겠지만 부동산의 가치라는 건 머리 좋은 사람이 발명을 하거나 발견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라도 그걸 것이라고 납득하는 수준의 가치를 Valuer가 적절한 근거를 들어 정하는 겁니다. 그 이론적 배경도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건 거의 없습니다. 그 말은 진입하는데 어려운 공부가 필요하지도 않고 업을 계속 이어가는데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지는 않다는 겁니다.


다섯 번째는 언어적, 신체적 제약이 적습니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그렇겠지만 저도 영어를 말하고 듣는 것보다는 읽고 쓰는 것이 훨씬 편합니다. 물론 Valuer가 사용하는 언어는 영어이지만 대부분은 읽고 쓰는 일이며 말하고 듣는 비중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그나마도 거의 매일 수차례 같은 내용을 반복하는 형태라 다른 사무직 업종에 비해 언어장벽이 높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신체적으로도 정상적인 사무를 보고 운전을 할 수 있는 정도라면 가능하기 때문에 여자분들도 많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여섯 번째는 부동산 시장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부동산 시장을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직업이라고 하면 당연히 Valuer와 Agent라 할 수 있습니다. Valuer는 매일 현장에서 오너나 건물주, 세입자, agent와 만나며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또 봅니다. 그리고 새로운 택지개발 지역이나 조성지역을 먼저 가보고 마스터플랜 등의 서류도 먼저 읽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미시적 거시적 관점에서의 부동산 시장의 흐름이 보이게 되죠.


쓰다 보니 길어지네요.

단점은 두 번째 글에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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