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2001
새 작품 소재를 생각하다가 예전과 달라진 마음을 바라본다.
글을 쓸 때, 예전의 마음은 무거웠다.
잘 써야 한다는 압박감
어떻게 써야 할지 알 수 없는 무거움.
쓴 글이 잘 될까, 저어하는 욕심.
우주를 품고 나니 가벼워졌다(그네 타기는 여전하다).
깨달음이 주는 선물의 핵심은 이게 아닐까.
생 전체를 짓누르던 무거움이 내려놓는 것이 아니라, 사라져 버린 것.
짐은 애초부터 없다는 사실을 알아 가벼워지는 것.
한없이 광활한 상태(진여)에 나조차 없는,
그런 원자들이 만나 형태를 이루었다 사라지는
물질의 무한한 조합과 변용의 우주를 조용히 바라보게 되는 일.
내 육체와 정신에서 일어나는 모든 감정과 행위들의 변화를 메타시각으로 볼 수 있는 일.
사진 ; 2001(?)년 안나푸르나를 향해 가던 비행기 안에서 보이는 히말라야 설산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