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주의 비트코인 이야기 1.
2017년 영국의 Andreas Antonopoulos이 한 말이다.
5년이 흐른 지금, 비트코이너들 사이에서 이 말의 중요성이 다시금 확산되고 있다.
분명,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샀는데 내 비트코인이 아니라는게 무슨 뜻일까?
비트코인을 사고 팔때 실제로는 코인이 이동하지 않는다.
이름에 "코인"이라는 표현이 있어서 쉽게 이동이 가능할 것 같지만
사실 계속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전 세계 흩어져 있는 수 많은 노드에서는 공동으로 관리하는 "분산 장부"가 존재하는데,
비트코인을 매매한다는 것은 이 장부 상 소유구간에 "접근/관리할 수 있는 권한"를 사고 파는 것이다.
마치 부동산을 사고 팔 때 땅은 그대로 있고, 소유권만 이동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런데, 업비트나 빗썸과 같은 중앙화된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매매할 경우
비트코인에 접근할 수 있는 이 키마저도 직접 오가지 않는다.
거래소에서는 매매가 매우 빠르게 이루어져야 한다.
만약, 모든 매매에 대해 소유권 이전이 이루어진다면, 상당히 비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분산장부가 이 거래 속도를 감당할 수도 없다.
결국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매매할 때,
실제의 소유권이 아닌 거래소 임시 장부상의 소유권이 빠르게 오갈 뿐이다.
따라서, 소유권도 임시적일 수 밖에 없다.
결국, 거래소에서 나의 개인지갑으로 비트코인을 "인출"할 때에만
비로소 내 소유 비트코인의 관리 권한이 내 손에 들어오게 된다.
그것을 "Key" 를 갖는다고 표현한다.
(정확하게는 공개키, 개인키의 짝을 갖게 되는 것이지만 여기서는 생략한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당신의 키가 없다면, 당신의 비트코인이 아니다."라는 말이 나오게 된 것이다.
즉, 누군가 나의 Key를 가지고 있다면
그가 내 의지와 관계없이 비트코인을 팔아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근 초대형 암호화폐 대출업체인 Celsius 에서
고객이 예치했던 코인의 출금을 막는 사건이 일어났다. 뱅크런을 감당하지 못하자 벌어진 일이다.
거래소에 본인의 가상자산을 예치하고 있다고 "착각한" 많은 사람들이 돈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우리나라 거래소는 과연 안전할까?
해외 거래소보다는 훨씬 안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Celsius 의 경우도 이런 일이 생길거라 상상하지 못했고, 설마설마 하던 일이 터진 것이다.
이러한 불안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나는 움직였다.
오랫동안 관심은 있었지만, 사용한 적이 없는 암호화폐 개인 지갑(하드월렛)을 구매했다.
그리고 오늘 사용법을 익히고, 송금 테스트까지 끝냈다.
사실 처음에는 불안함이 더욱 컸다.
트래불 룰의 영향으로 FTX라는 외국 거래소를 통해서 송금을 할 수 밖에 없었고
복잡해진 과정 때문에 "내 코인이 공중에서 분실되면 어떡하나?"라는 걱정이 들었다.
(실제로 주소입력을 잘못하여 코인이 분실되는 사례가 있다.)
다행히 비트코인 입금은 잘 완료되었고, 몇 번의 추가적인 송금 연습을 마쳤다.
그리고 이제는 하드월렛 사용에 대한 불안감이 전혀 없다.
또 하나의 심리적 장벽을 넘은 것이다!
막상 송금을 하고 나니,
이제야 비로소 거래소 리스크가 완전히 제거된
온전한 내 소유의 디지털 자산을 소유하게 되었다는 안도감이 생각보다 커서 놀랐다.
몇 달 전까지는 "다른 세상 일"이었던 비트코인.
금번 6월 폭락장을 맞아 구매하는 인연을 갖게 되었고,
오늘은 하드월렛에 코인을 옮기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
내일부터는 본격적으로 내 거래소의 비트코인을 개인 지갑으로 옮기려 한다.
당초 투자 목표 기간인 2025년까지 가격 등락에 연연하지 않고
비트코인을 안전하게 보유하기에는 하드월렛이 아주 제격이라고 생각한다.
이 지갑에서 비트코인을 다시 꺼내는 날
비트코인 가격은 과연 얼마일까?
몇 억원이 되었을 수도, 폭락하여 100만원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만큼 다가오는 3년이 비트코인에게는 특별한 기회이자 위기의 시기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