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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자의 우주 Jul 04. 2022

깡통 차는 투자는 자랑이 아니다.

자본주의 생존기 1-20

"주식으로 성공하려면 깡통을 차봐야 한다."


주식투자 경험이 있는 사람이면 들어본 말일 것이다.

심지어 자신이 주식에서 크게 실패했던 경험을 무용담처럼 말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큰 실패를 겪으며 성장하는 투자자는 그 근성을 인정받아 마땅하다.

어쩌면 성공 후에는 과거의 큰 실패가 아름답게 미화될 수도 있다.

그러나 투자 실패의 경험이 꼭 성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큰 실패없이도 성공한 투자자가 많다.

워렌버핏이나 피터린치와 같은 투자의 거장들은 한두번 실패한 적은 있을지언정, 

결코 깡통을 찬 적은 없다.


부끄럽지만, 필자 역시 투자법을 확립하는 과정에서 주식으로 2번의 큰 실패를 한 적이 있다.

독자들이 같은 실패를 경험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과거의 투자 실패담을 공유하려 한다.


깡통 찬 투자 경험이 희화화 되어서는 안된다. 빨리 반성하고 극복해야하는 부끄러운 과거이다. 



첫번째 깡통


순이익 연 100억원 이상의 건실한 제조업체가 기업사냥꾼에게 작업당한 경우이다.


회사 내부 재무관리자가 기업사냥꾼과 공모하여 

1000억원에 가까운 회사 재산을 몰래 빼돌리는 일이 발생했다.

물론 이 일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재무제표상으로 우량한 기업이었다.

매출액도 매년 늘고 있었다.


사실이 밝혀지자, 기업은 하루 아침에 거래정지가 되고 결국 상장폐지가 되었다.

어떻게 손 써볼 경황도 없이, 뜬 눈으로 당시 투자한 모든 돈을 날렸다.

나도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씁쓸한 단면의 피해자가 된 것이다.


주주들이 단체로 소송 하였으나, 재판은 몇년이 지나도 끝나지 않았고 

그들이 제대로 처벌을 받았는지 아직도 확인되지 않는다.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마음 한 편이 허전하다.



두번째 깡통


회사의 비전대표를 과신한 경우이다.


바이오 신기술 개발을 하는 회사에 투자를 했었는데, 

당시 전세계 권위자인 의학교수가 교수직을 포기하면서 회사 공동대표로 참여했다.

회사는 몇 년동안의 연구자금은 충분히 확보되었고, 정부과제도 수주한 상황이었다.

이제 연구 결과가 나오는 것은 시간 문제라 생각했다.


그러나 투자는 항상 뜻하는 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개발된 기술의 임상시험을 위해서는 새 법안의 통과가 필요했다.

여야가 공동으로 법안을 발의했음에도, 정치 싸움에 휘말려 표결에 가지 못했다.


결국, 임상시험 기대가 사라지며 주가가 곤두박질을 쳤다.

너무나 빠른 폭락에 손절 타이밍을 놓쳤고, -80% 이상 손실을 입었다.

끝없는 추락으로, 믿었던 회사대표의 물량마저 반대매매로 시장에 쏟아져 나왔다.

첫 번째 실패보다 투자금이 더 커진 상태였기에 충격도 더 컸다.

하루하루가 너무 괴로웠다.


몇 주 뒤, 다행히 작전세력이 덤핑된 물량을 받아주어 주가는 급 반등하였고

나는 오히려 10% 정도의 수익을 내고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러나 이는 정말 천운이었을 뿐, 완전한 투자 실패였다.

(여담이지만, 필자가 매도를 하고도 주가는 3배를 더 올랐다.)





당시의 나는 왜 실패하였는가?

돌아보면, 근본적으로 잘못된 투자 판단의 연속이었다. 


1. 회사에 대한 과신 


재무재표가 정직할 것이라는 착각.

능력이 검증된 임원진이 최선을 다하면 성공할 것이라는 착각.

그리고, 내가 회사와 운명 공동체라는 착각이다.


불편한 진실이지만, 결국 회사에게 주주는 "돈나올 구석"일 뿐이다.

주주는 망해도, 회사의 주인은 결코 망하지 않는다. 

같은 배를 탔지만 저 쪽만 구명조끼를 입고 있는 상태임을 잊지말자.



2. 과신이 부른 비중 조절 실패


자신의 직장이 3년 뒤에 더 발전했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현재 잘 나가고 있는 회사의 오너 마저도 이를 자신할 수 없을 것이다.

그만큼 사업은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세계이다.


마찬가지로, 한 기업의 주가 방향을 확신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


당시 투자관이 완성되지 않았던 나는

"잘 아는 기업에 집중투자"가 정답이라 생각했고

가장 많이 조사하여 확신이 생긴 기업에 대부분의 투자 비중을 싣었다.


이러한 투자방법이 성공한 경우가 더 많았다.

그러나 결국 예상치 못한 악재 한방에 당하고 말았다.


큰 실패이후, 나는 집중투자가 아닌 철저한 분산투자로만 대응하고 있다.

그 이후로 연 단위 투자수익이 시장을 밑돈 적은 한번도 없다.

"불의의 사고" 리스크를 완전히 제거했기 때문이다.






주식투자에서 깡통차지 않고 성공하고 싶은가?


투자 대상에 확신하지 말라. 그리고, 철저히 분산 투자하라.

믿을 것은 당신의 투자 원칙과, 직접 겪어온 투자 경험이다.


투자 종목은 최소 5종목 이상, 매매 시점도 최소 2번 이상으로 나누라.

(10 종목 이상 분산을 권장한다.)


투자의 홀로서기를 하기까지 많은 시행착오가 있을 것이다.

미리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들도 만날 것이다.


만약, 당신이 올인을 했다면 매번 큰 아픔을 겪을 것이다.

어쩌면 복구불가의 계좌가 될 수도 있다.

이 때 당신의 실패 원인을 외부에서 찾을 것인가?

후회해도 이미 늦었다.


치명상을 입을 상황을 애초에 만들지 말라.

다양한 투자 실패에서 교훈을 얻고 발전을 거듭한다면,

오랜 시간이 걸릴지언정 당신은 결국 성공에 도달할 것이다. 


깡통을 차지 않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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