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생존기 1-20
아예 처음부터 없었던 것보다 더 불쾌하다.
원래의 상태로 돌아갔으니 기분도 중립적이어야 하는데,
우리의 뇌는 그다지 논리적이지 못하다.
이러한 비논리적인 현상이
척박한 환경에서 생존해야 했던 우리 조상에게는 상당히 유익한 강점이었다.
무언가를 빼앗긴다는 것은 당장 오늘 나와 가족의 굶주림을 의미했다.
(음식으로 장난칠 때 더 기분이 나쁜 이유도, 무의식의 생존욕구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손실에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것은
조상의 생존 유전자가 후대 우리 삶에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감정은 더 이상 유익하지 못하다.
특히, 투자의 세계에서는 더욱 그렇다.
행동 경제학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투자 손실회피편향(loss aversion)이라 규정한다.
대니얼 카너만(Daniel Kahneman)은 유명한 손실회피편향 실험을 통해
인간이 이익보다는 손실에 2.5배 크게 반응하며,
특히 불확실성보다는 "확정 손실"을 싫어한다는 것을 밝혔다.
이러한 공로로 심리학자로는 처음으로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당신이 투자로 100 만원 수익을 냈을 때 기분이 +100 올랐다면
다시 -100 만원 손실을 보았을 때 기분이 -250이 된다.
결과적으로 본전의 상태로 돌아왔지만 기분은 -150이다.
투자 세계에서도 줬다 뺏기면 기분이 매우 좋지 않은것이다.
그런 나쁜 기분을 다시 회복하려면 앞으로 150 만원의 수익은 내줘야 한다.
수익과 손실을 반복하면서 계속 쌓여만 가는 것은 "원인 모를 불쾌감"이다.
기분나쁜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서 점점 더 수익을 갈망하게 된다.
심리적으로 무너져 가고 결국 뇌동매매로 귀결된다.
필자가 제안하는 현실적인 방법은 이렇다.
1. 한번에 적게 잃기
100원을 잃었다고 하루종일 우울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본인이 감내할 수 있는 불쾌감의 크기를 찾아라.
그리고 그 이하로 손실액을 낮추는 투자를 해라.
즉, 종목당 투자금을 줄이거나, 손절 비율을 낮게 가져가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이 당신의 기대 수익률을 조금 낮출 수도 있겠지만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투자를 지속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시장에서 장기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투자 마인드를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투자전략이 형편 없어서 돈을 잃는 경우보다는,
스스로 뇌동매매로 무너지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을 잊지 말라.
2. 기꺼이 내어주기
투자의 세계에서는 기꺼이 내어주는 사람이 고수이다.
투자에서도 대인관계에서도
"단 한 뼘도 손해보지 않겠다."와 같은 지나친 손실회피 평향이 항상 문제를 키우게 된다.
그리고 결국 더 큰 손해를 맞이한다.
투자손실을 "사업상 지출"이라 생각하자.
당신 투자 전략의 큰 흐름 상 이기고 있다면, 비용처리 해버리면 그만이다.
투자 손실이 발생했을때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비용이라 생각하며 능독적으로 내어주자. 더 좋은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당신은 피해자에서 투자 사업가로 변신하는 것이다.
당신의 투자전략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100%의 승리는 없다.
6번 얻고 4번 내어주면 당신은 매우 훌륭한 투자가이다.
행여나 운이 나빠서 연속된 손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럴수록 당신의 투자를 더 멀리서 바라보라. (연 단위로 시장지수와 비교 등)
큰 그림에서 이기고 있다면 그걸로 되었다.
결국 당신은 마음을 지켰고, 긴 투자의 싸움을 승리로 이끌 것이다.
* 참고: 만약 당신의 투자 실력이 많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이전 글을 참고하길 바란다.
https://brunch.co.kr/@928705781a024f5/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