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ia Aug 10. 2023

같은 듯 다른 표현 Hello, Hi, How are?

평소 Hello, Hi의 차이가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이 전혀 없었다. 그런데 누군가 나에게 질문했다. 

"전화 대화 스크립트를 보면 항상 Hello로 시작하더라고요. Hi도 있는데, 왜 Hi는 쓰지 않죠? Hello와 Hi의 차이점은 뭔가요?"


이 두 단어가 그냥 똑같이 '안녕하세요'라는 의미인 줄 알았다. 그래서 그냥 궁금증이 없었는데, 질문을 들어보니 궁금증이 생길만하다. 단어의 뜻은 영어사전보다는 어원사전이 이해하는데 가장 빠르다. 어원사전에서 나온 각 단어의 뜻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Hello

사람들이 만날 때 서로 하는 인사. 다른 사람의 주의를 끌기 위해 내뱉는 고함.

전화기가 발명되고 많이 보급이 되면서 전화를 받으면서 하는 말로 유명해지게 된 단어. 그렇다고 전화를 받으면서 Hi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보편적인 표현이 Hello라는 의미이고 Hi도 당연 쓸 수 있다.

Hi

인사할 때 하는 말. 미국에서 만들어진 단어. 

hello처럼 다른 사람의 주의를 끌기 위해 내뱉는 고함. 

hey에서 변형되어서 생긴 단어라고 보는 설이 있음. 

이렇게 보면 hello는 hi 보다 약간 격식이 있는 표현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둘 다 "안녕"이라고 볼 수 있지만, hello는 "안녕하세요"에 가깝고, Hi는 "안녕"에 가까운 것 같다. 

미국에서는 부모나 어른들에게 'Hi"라고 말할 수도 있다. '아니 감히 어떻게 부모와 어른에게 '안녕'이라고 하다니!!"라고 경악하는 한국 사람들이 분명 있을 줄 안다. 하지만 격식을 그렇게 까지 따지지 않는 미국 사회에는 비격식적인 Hi도 부모나 어른들에게 '친근함'의 표시로 쓰이는 것 같다. 

각 문화에 알맞은 언어를 자연스럽게 몸에 배이고 쓰는 것이 영어 공부다. 

한국식 문화 잣대를 영어라는 언어에 갖다 붙이면 안 된다. 영어라는 언어에는 영어식 잣대를 반드시 써야 한다. 어느 순간에 어느 잣대를 쓸 것인지 판단하고 그 잣대를 쓰는 것이 어색하지 않게 연습하는 것이 영어 공부다.

Hello, Hi 못지않게 미국 사람들이 많이 쓰는 표현은 "How are you?"이다. 

How are you?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당신은 어떻게 존재하고 있나요? 당신의 기분은 어떤가요, 당신의 상태가 어떤 상태인가요?"라는 말이다. 그래서 나는 처음에 내가 오늘 느끼는 모든 기분을 정직하게 다 대답해야 하는 줄 알았다. 그래서 이 질문이 너무 부담스러웠다. 

보통은 " I'm okay."라고 대답한다. "I'm fine"은 보통 목소리 톤이 매우 중요하다. 톤이 잘못되면, "나 기분 안 좋으니까 나 건들지 마"라는 의미로 들린다. 그래서 그냥 fine 보다는 okay를 써서 대답하는 것이 안전하다.

하지만 나의 기분은 okay 하지 않은 때가 많다. 그럴 때는 I'm not okay라고 솔직하게 대답해야 하나?

결국, 미국 친구에게 솔직하게 물어봤다. 

"How are you라고 상대가 질문할 때, 나의 감정을 솔직하게 다 말해줘야 하는 거냐고. 기분 안 좋은데 기분 괜찮다고 말하는 건 거짓말하는 것 같다고..."

친구 왈,

"오히려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말하는 경우는 매우 친한 친구사이에서만 하는 거야. 보통은 그냥 I'm okay라고 대답하면 돼. 거짓말하는 거 아니니까 걱정 말고"

그 이후로 How are you? 는 Hi, Hello와 같은 표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옷가게는 상점에 들어가면 점원이 "How are you?"라고 질문한다. 바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는 것이다. 이럴 때는 "Good , thanks"라고 대답하거나, "How are you?"라고 똑같은 질문을 되묻는 것도 방법이다. 이럴 때는 you에 강세를 넣어서 길게 발음해줘야 한다.

엘리베이터에서 처음 만난 낯선 사람이 나에게 "How are you?"라고 한다.

"이 사람 나에게 관심 있는 거임?"이라고 생각하지 말지. 친근하게 "안녕"이라고 인사한 것일 뿐... 상대가 인사했으면 그 인사를 씹지 말고 친절하게 그대로 되돌려주자. "Good, thanks." 아니면, "How are you?"라고...

아침 일찍 근처 마트에 갈 일이 생겼다. 

종종걸음으로 걸어가는데 반대편에서 어떤 남자가 유유히 걸어오고 있다. 갑자기 나에게 "Good morning!" 한다. 영어 초 보였을 때는 "이 사람, 나 알지도 못하면서 왜 이래?"라고 그냥 모른 척 대답도 하지 않고 그냥 쓱 지나갔을 텐데, 지금은 아니다. 나도 느긋하고 여유롭게 발걸음도 늦추면서 "Morning!"이라고 대답해 줬다.

미국 사람들은 이렇게 처음 보는 사람도 친근하게 인사해 주는 것이 예의이다. 하지만 이렇게 처음부터 낯선 나를 친하게 대해줬다고 그 사람들을 나의 '친구'로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미국 사람과 친구가 되기 위해서는 한국 친구 사귀는 것처럼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