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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적인 생각이 정상인 줄 착각하고 살았다

임파스터 신드롬

by Sia Sep 09. 2023

"내가 지금까지 이뤄낸 성취는 다 운이야."

"다 내 탓이야. 내 능력이 안 따라줘서 이런 결과가 나온 거야"


지난 언 40년 동안 나의 머리와 마음에서 항상 맴돌고 맴돌고 있는 말. 어느 날 알게 됐다. 이게 정상이 아님을.


가면증후군(Imposter syndrome: 임파스터 신드롬): 행동건강 현상의 하나로 고 성취자들이 자기 자신의 지능, 기술 및 성취에 의심을 품는 것

[사진출처: unsplash; John Noonan]


가면증후군을 겪는 사람들은 자신이 자질과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매우 불쾌한 감정을 몸 안에 가득 담고 산다. 이 증후군을 겪는 사람들은 어떤 특정 엘리트 집단에 속하고 있어도 자신이 무능력자라고 생각하며 이 집단에 속해 있는 것은 그들이 다른 사람인양 가면을 쓰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인양 사기꾼(imposter) 행사를 하고 있다고 느낀다.


2010년 미국 의회에 출마한 최초의 인도계 미국 여성 레슈마 사우자니는 이 가면증후군에 대해 미국 스미스 대학교 2023년도 졸업식장에서 다음과 같이 연설했다.

"많은 여성들이 저에게 임파스터 신드롬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고 질문해왔습니다. 하지만, 임파스터 신드롬은 제가 풀어야 할 문제가 아닙니다. 이 문제는 여러분의 문제도 아닙니다."


임파스터 신드롬은 원래 고 성취자 백인 여성들이 겪는 증후군으로 처음 발견되었다. 사우자니는 이 연설에서 사회구조적으로 억압받는 여성들을 옹호하고 있다. 하지만, 그녀의 연설은 비단 여성해방운동의 관점으로 보지 않고 인간적인 맥락으로 읽어도 큰 영감이 된다.


그녀는 이 연설에서 임파스터 신드롬에 관한 3가지 거짓말을 소개한다.

첫째, "넌 뭔가 잘못됐어. 임파스터 신드롬은 실제로 존재하는 결함에 기반을 둔 거야."

임파스터 신드롬은 "우리"가 문제라는 전제에 기반한 것이다. 우리가 자질이 없다고 느끼는 것은 실제로 우리에게 자질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사람들이 테일러 스위프트 가수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녀가 "나 때문이 아니야, 내가 문제가 아니야"라고 외치기 때문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나의 책임이 아니다.

[사진출처: 위키피디아 테일러 스위프트 사진 캡처]


둘째, "너 스스로 문제를 고쳐야 해, 멘토를 구해, 거절하는 방법을 배워."

사우자니는 수많은 세월 동안 여성들에게 임파스터 신드롬을 극복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하지만, 그 조언들이 나쁜 것은 아니었지만, 조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완벽함에 덜 집중하고 용감하게 살아가는데 더 집중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We should focus less on being perfect and more on being brave.


셋째, "임파스터 신드롬은 피할 수 없어."

사우자니는 외친다. '문제를 스스로 고치지 말고, 좋은 조언을 주지 말고 모든 상황이 품고 있는 전제에 도전해라.' 많게는 여성의 82%가 임파스터 신드롬을 겪는다고 한다. 이는 이 신드롬이 개인적 무능함이라기보다는 사회구조적 불평등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증거라고 그녀는 주장한다.


"우리에게 충분한 자질이 있느냐, 우리가 충분히 똑똑하냐, 충분히 준비가 되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여러분이 오늘 이 자리에 있는 이유는 당신이 이미 그러하기 때문입니다."


"완벽하지 못함을 걱정하지 말고 진짜로 용감하게 사는 것에 집중하세요. 많은 여성들이 자기가 위대해질 수 있고 완벽해질 수 있는 직장을 가지길 원합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여자아이들은 위험이나 실패를 피하라고 배우기 때문이죠."


우리는 여자아이들에게는 항상 "예쁘게 웃어라. 안전하게 놀아라. 전 과목 수를 맞아라."라고 당부한다. 하지만 남자아이들에게는 "거칠게 놀아라, 그네를 높이까지 타라, 구름사다리 꼭대기까지 갔다가 머리부터 뛰어내려라."라고 하면서 위험을 즐기고 도전하라고 가르친다.


그녀의 연설을 들으면서 깨달았다. 그동안 내 삶이 힘들었던 이유는 내 삶에 완벽성이 없어서가 아니라 용감성이 결핍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레슈마 사우자니는 어린 여자아이들에게 코딩을 가르치면서 용감해지는 방법을 가르쳤다. 코딩은 끊임없는 시도와 실패의 과정으로 인내와 불완정성이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다.


코딩을 하는 남학생들은 보통 " 교수님, 제 코딩에 뭔가 문제가 있어요."라고 말하지만, 여학생들은 "교수님, 저한테 뭔가 문제가 있어요."라고 말한다고 한다.


물론 모든 문제의 원인을 나 자신이 아닌 외부로 돌리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나, 모든 문제의 원인을 자기 자신에게 돌리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레슈마 사우자니의 영상을 보면서 오늘 하루 우울했던 구름이 약간은 걷힌 느낌이다. '나는 도대체 왜 이러고 살까. 난 왜 제대로 하는 게 하나도 없을까.' 하는 생각에 지치고 힘들었던 마음이 이제는 용감한 마음으로 바뀌었다.

'그래, 한 번 도전해 보는 거야. 나의 완벽하지 못한 것에 집중하지 말고 힘들고 어렵더라도 용감하게 맞서보자. 실패해도 괜찮아. 중요한 것은 용감하게 도전해 보는 태도 연습이니까.'


용감하다는 것은 무섭고 하기 싫은 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 시도해 보는 것이다. 나의 완벽하지 못함에 슬퍼하고 자책하는 것이 아니라 실패할 수 있고 위험해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도전하는 것이다.


[참고자료]

https://www.youtube.com/watch?v=fC9da6eqaqg

https://www.youtube.com/watch?v=BoHDDgeQtl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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