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류> 짧은 서평
어떤 소설은 시간을 과대평가한다.
정대건 작가의 장편소설 <급류>는 전형적인 보이 미츠 걸 이야기에다 여러가지 우연과 시간의 휴지를 통해 만든 쏜살같은 소설이다. 말 그대로다. 이 소설은 쏜살같이 적혔고 쏜살같이 읽을 수 있다.
해당 소설에서 가장 큰 장점은 죄책감의 묘사이다. 해당 소설의 주인공은 두 명이다. 당돌한 도담과 연약한 해솔. 이 두 인물이 운명적인 만남으로 인하여 사랑하는 내용인데, 그 과정에서 도담의 아버지와 해솔의 어머니가 불륜을 저지르게 되었다는 것을 서로 알게 된다. 그런 불륜 커플을 면박하기 위해 그들이 밀회를 하던 계곡으로 도담과 해솔은 가게 된다. 그러나 그 불륜 커플이 급류에 휩쓸려 가 죽게 되는 것을, 자신의 부모가 쓸려 가 죽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그때 일은 두 주인공에서 잊을 수 없는 일로 남게 되고, 두 명의 이야기의 향방을 결정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개연성의 문제가 발생한다. 우연히 만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우연히 문제를 해쳐나가는 것은 안 된다. 작가는 이 문제를 시간이라는 절대적인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 해결했다. 이로 인해 남는 문학적 성과는 포말같은 문장 몇 개와 '시간이 모든 것을 다 해결한다'라는 일종의 낙관주의적 해피엔딩으로 끝난다는 것이다.
작가는 분명 성장소설을 목표로 이 소설을 쓴 것 같다. 이 소설은 고통받다가, 갑자기 쑥 커버리는 성장기의 해쓱한 해솔같이 그 성장의 묘사를 너무나 등한시하는 것만 같다. 또한 주변인들의 처리도 여전히 미숙하다. 두 주인공이 이별했을 당시 사귀던 선화와 승주는 어떤 것을 보여주기 위해 설정한 캐릭터인지 그것이 해당 작품의 주제와 결부시켜 봤을때 심각하게 모호하다.
결국 이 소설은 풋풋하고 비극적인 사랑을 성숙한 아가페적 사랑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그 서술적, 스토리적인 한계가 명확히 드러나는 소설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