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탄생화
회향은 처음 들어보는 꽃 이름이다. 사진과 자료를 찾아보니 잎은 아스파라거스와 비슷하고 뿌리 부분은 양파와 많이 닮았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우리 인류에게 불을 가져다 프로메테우스와도 밀접한 아주 소중한 식물이기도 하다. 회향은 어떤 식물이며 효능은 무엇이고, 이 식물과 관련된 전설과 꽃말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회향은 산형화목 미나릿과의 한해살이풀 또는 두 해 살이 풀로 학명은 Foeniculum vulgare이다.
회향의 영어 이름은 펜넬(fennel)의 속명인 페니쿨룸(Foeniculum)은 '건초'를 뜻하는 라틴어 페눔(foenum)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이는 회향(펜넬)에서 나는 특유한 건초 냄새 때문이었다. 또 그리스어로는 회향을 μάραθο(maratho)라고 하는데, 유명한 마라톤 전투가 개최된 지방의 지명이 이 회향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만큼 그 지역의 들에 회향이 많았다고 한다.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인 회향은 높이 1.5∼2m 자라는데, 줄기는 곧게 자라며 속은 비어 있다. 잎은 긴 칼집 모양으로 끝이 뾰족하며 깃털처럼 3∼4갈래로 가늘게 갈라져 있다.
초여름이 되면 가지 끝에 노란색의 작은 꽃이 우산 모양의 꽃차례를 이루며 핀다. 꽃에는 노란색 꽃가루 주머니가 달려 있고 수꽃술은 안으로 조금 말려서 길게 자란다. 암술대는 2개로 매우 작으며 자라면서 뒤로 굽는다. 열매는 분열과 이며 달콤한 맛과 향기가 난다.
오늘날에는 각종 여성 병의 치료에 효과가 좋아 회향 차를 마시면 갱년기 증상이 줄어들고 산모의 모유량이 많아진다. 또 식욕을 돋우고 소화가 잘 되게 하며 스트레스 해소와 숙면에도 효과가 있다. 이뇨작용도 있어 체중 감량과 비만 방지를 위해 이용되기 때문에 다이어트 허브라 고도 불린다.
포도주·피클·빵·소스·카레 등의 상쾌하고 신선한 향기를 돋우어 주기 위한 인공 합성 향료로도 인기가 있으며, 생선의 비린내, 육류의 느끼함과 누린내를 없애고 맛을 돋운다. 이밖에도 화장품의 합성 향료로도 사용된다.
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인류에게 불을 선물해 준 프로메테우스다.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프로메테우스는 티탄족으로 태양신 우라노스와 대지의 신 가이아 사이에 태어난 다섯째 아들인 이아페토스의 아들이다. 프로메테우스의 어머니는 오케아노스의 딸 클리메네다.
티탄족은 올림포스 신들과 전쟁을 벌였다. 이 전쟁에서 올림포스 신들이 승리하자 프로메테우스 형제들의 운명이 엇갈린다. 티탄족 편에서 싸운 맏형 아틀라스는 제우스에게 벌을 받아 어깨에 하늘을 떠받치는 운명을, 둘째 메노이티오스는 제우스의 벼락을 맞고 지하 암흑세계에 내던져졌다.
영리한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의 승리를 예감하고 중립을 지켰다. 전쟁에서 승리한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와 동생 에피메테우스에게 다음과 같은 선물을 주었다 프로메테우스에게 신을 공경할 인간을, 에피메테우스에게는 짐승들을 창조하는 임무를 맡긴 것이다.
진흙으로 동물을 만든 동생 에피메테우스는 동물들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걸 선물한다. 새에게는 날개를, 사자에게는 이빨과 발톱을, 거북에게는 딱딱한 등판을, 올빼미에게는 밤에 더 밝아지는 눈을, 사슴에게는 뿔을, 타조한테는 빨리 달릴 수 있는 발 등같이 이들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들이었다. 이렇게 에피메테우스가 이것저것 동물들에게 선물을 주다 보니 막상 인간에게 줄 선물이 없었다.
에피메테우스는 형 프로메테우스에게 난처한 상황을 설명하며 도움을 요청했다. 프로메테우스는 자신이 창조한 인간들이 아무 보상도 없이 고생만 하는 걸 보고 마음이 아파 제우스가 감춰둔 불을 훔쳐 인간들에게 주기로 한다.
제우스는 만약 인간이 불을 지니면 심각한 상황이 일어날까 봐 불을 엄격하게 금지했다. 프로메테우스는 제우스 몰래 속이 빈 회향나무에 불을 붙여 숨긴 다음 인간에게 건네주었다.
인간들 손에서 타오르는 불빛을 바라보는 제우스의 마음은 분노로 끓어올랐다. 제우스는 우선 자신의 명을 어긴 프로메테우스를 가혹하게 처벌했다. 그는 힘의 신 크라토스와 폭력의 신 비아를 시켜 프로메테우스를 잡아들인 다음 대장장이 신 헤파이스토스가 만든 견고한 쇠사슬로 카우카소스 산 절벽에 묶었다. 이어 자신의 독수리를 보내어 프로메테우스의 간을 파먹게 했다. 하루 종일 파 먹힌 간은 밤새 회복되어 이튿날 또다시 독수리의 먹이가 되었다.
인간에게 불을 전해주었다는 이유만으로 처절한 고통을 받게 된 프로메테우스를 생각할 때마다 신이 인간에게 과연 어떤 존재인가를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자료 참조 : [네이버 지식백과] 프로메테우스의 불은 과연 선물인가? (신화 인간을 말하다, 2011. 1. 10., 김원익), [네이버 지식백과] 회향 [fennel] (두산백과 두피 디아, 두산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