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의 꽃이야기
아욱은 아욱인데 당아욱이다.
이 아름다운 꽃을 처음 본 것은 꽃 카페에서였다. 무궁화를 닮은 꽃색이 너무 아름다워 씨앗 나눔을 하길래 나눔을 받았다.
그렇게 화단에서 나와 동거를 하게 된 당아욱,
당아욱 잎은 정말 아욱 잎과 비슷하다. 10여 개의 씨앗 중 6개가 발아를 했고 꽃 카페에서 본 사진처럼 멋지게 자라 예쁜 당아욱 꽃을 볼 생각에 당아욱이 자랄 때만 해도 꿈에 부풀었었다.
아나벨 수국 밑에 자리 잡은 당아욱이 자라는 자리가 온종일 햇볕이 드는 자리가 아니라 아쉬웠지만 하루 중 절반은 햇빛을 받는지라 별 걱정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당아욱이 키가 커 가면서 문제가 생겼다. 줄기 가득 접시꽃처럼 진딧물이 줄기가 안 보일 정도로 바글바글한 것이다.
아!
이 진딧물은 처음 보는 것이 아니지만 도무지 적응이 되지 않는다.
오며 가며 이 약 저 약을 사용해 보았지만 그때뿐 며칠 지나지 않아 당아욱 줄기는 진딧물들의 차지였다.
계속 당아욱을 그대로 키워야 할지 말아야 할지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아직 첫 꽃도 보지 못했는데...
그대로 두었다가는 다른 꽃나무도 진딧물 천지가 될 것이 뻔했다.
눈물을 머금고 몇 포기는 뽑아 버리고 한 그루만 그대로 두고 진딧물이 진을 치고 있는 가지를 밑동만 남기고 댕강 잘랐다.
아름다운 당아욱 꽃을 보겠다는 것은 바램으로 끝나버린 줄 알았다.
그런데 날이 조금 선선해지고 짧게 잘랐던 당아욱 줄기에서 잔 가지가 새로 났고, 그곳에 당아욱 꽃이 핀 것이다.
꽃은 작고 볼품이 없었지만, 보랏빛 짙은 선이 주는 오묘한 매력에 화단을 부지런히 들락거리며 그 꽃을 즐겼다. 가는 줄기에서 핀 꽃이라 빈약하여 씨앗은 맺히지 않았다.
당아욱이 숙근초인 줄 알았기에 이듬해 다시 볼 줄 알았다. 그런데 다음 해 당아욱은 자신을 홀대한 내가 미웠던지 싹이 나지 않고 종적을 감추고 말았다.
그제야 허둥지둥 자료를 찾아보니 당아욱은 숙근초가 아니라 두해살이 풀이란다.
다시 씨앗을 구해서 심어나 하나를 고민했다. 그러나 내가 내린 결론은 당아욱은 사진으로 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진딧물과 싸움을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당아욱은 쌍떡잎식물 아욱목 아욱과의 두 해 살이 풀로, 학명은 Malva sylvestris var. mauritiana이다.
금규(錦葵)라고도 부르는 당아욱의 원산지는 아시아로 높이가 60∼90cm로 큰 편이다.
잎은 어긋나고 둥근 모양이지만 5∼9개로 갈라지며 가장자리에 작은 톱니가 있다. 잎의 밑은 심장 모양이다.
5∼6월 잎겨드랑이에 작은 꽃자루가 있는 꽃이 모여 달리며 밑에서부터 피어 올라간다.
꽃잎은 5개로 연한 자줏빛 바탕에 짙은 자줏빛 맥이 있는데, 품종에 따라 여러 가지 빛깔이 있다. 꽃받침은 녹색이고 5개로 갈라진다.
여러 개의 수술대가 한데 뭉쳐 있으며 암술은 실처럼 가늘고 많다. 심피는 바퀴 모양으로 배열하고 꽃받침에 싸여 있다. 열매는 삭과이다.
한방에서 잎과 줄기를 금규(錦葵)라는 약재로 쓰는데, 대소변을 잘 통하게 하고 림프절결핵과 부인병인 대하, 제복동통을 다스리는 데 효과가 있다. 세계 각처에서 관상용으로 심으며 울릉도 바닷가에서 야생 상태로 자란다.
자료 참조 : [네이버 지식백과] 당아욱 [Mallow flowers]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옛날 어느 마을에 "욱"이라 부르는 과부가 두 아들과 살고 있었다.
어느 해 그녀가 사는 평화로운 마을에 왜구들이 쳐들어 왔다. 왜구들은 마을 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죽이고 여자들을 납치해 갔다.
그녀는 두 아들을 살리고자 산속으로 도망을 갔지만 왜구들에게 잡히고 말았다.
아들을 살려야겠다는 생각에 그녀는 치마 속에 두 아이를 감추고 나무를 움켜잡고 놓지를 않았다. 왜구들은 그런 그녀를 죽이고 말았다. 곧 관병들이 들이닥쳤고 왜구들은 도망을 갔다.
엄마의 죽음으로 두 아이는 간신히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아직 어렸지만 영리한 두 아들은 어머니가 죽은 나무 밑에 무덤을 만들고 표시를 해 두었다.
그 뒤 두 아들은 양반집의 양자로 들어가 훌륭하게 장성하여 둘 다 무과에 급제를 하였다.
그렇게 왜구를 물리치는 장수가 된 두 아들은 어머니를 찾았다.
두 아들이 어머니의 무덤에 도착하여 보니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예쁘고 아름다운 꽃이 피어 있었다. 그 꽃은 마치 이제 왔느냐며 자애로운 웃음으로 두 아들을 반기는 것 같았다. 그 꽃이 바로 "당아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