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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 여는 아침

5월 20일 탄생화 괭이밥

by 가야

꽃으로 여는 아침

5월 20일 탄생화 괭이밥


햇살 아래에서 피어난 마음 하나, 괭이밥


조금 더 따뜻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어느 봄날,
발끝 아래에서 조용히 피어 있는 꽃을 발견했다.


하트 모양의 잎 세 장, 그리고 햇살을 닮은 작은 분홍 꽃.

그 이름은 ‘괭이밥’.


고양이를 뜻하는 ‘괭이’와,

그 고양이의 밥상 같은 풀이라는 뜻.


참 귀엽고, 조금은 슬픈 이름.

괭이밥은 늘 그 자리에 있다.


누구도 들여다보지 않는 틈새에서 피어나고,
햇살이 따뜻할 때만 조용히 얼굴을 내민다.


숨죽이고 있던 꽃잎이 펴지는 그 순간,
나는 이 봄을 놓치지 않았다는 안도감에 미소 짓는다.


어떤 설화는 말한다.


고양이와 요정이 친구였는데,

요정은 언젠가 떠나며


"고양이야, 너 혼자라도 따뜻하길 바라"며
햇살 좋은 풀밭에 작고도 예쁜 꽃을 심어두었다고.


그래서 괭이밥은 늘
그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마음으로 피어나는지도 모른다.


오늘,

그 꽃을 보고 떠올린다.
나도 누군가에게 괭이밥 같은 사람이었으면.


크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늘 곁에서 웃음 짓게 하는 사람.


5월 20일, 당신은 어떤 사람을 떠올리셨나요?
그 사람이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다면 좋겠습니다.


꽃으로 여는 아침
탄생화 에세이 연재 | by 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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