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2일 탄생화 : 후쿠시아
5월 22일의 탄생화
후쿠시아. 꽃말: 열정, 겸손한 사랑.
한 송이 꽃이 고개를 숙이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이 자신에게 쏠리는 걸 두려워하듯,
조용히 아래를 향한 그 자태.
그 꽃의 이름은 후쿠시아입니다.
우리가 흔히 아름다움이라 부르는 것들은
대개 자신을 드러내고자 합니다.
햇살을 향해 고개를 들고,
바람에 흔들려 시선을 끌고,
그렇게 존재를 증명하곤 하지요.
하지만 후쿠시아는 달랐습니다.
자신의 붉고 보랏빛 화려함을 거꾸로 숨기듯,
공중에서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피어납니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도
이런 모양일 수 있을까요.
크고 선명하지만
쉽게 입 밖에 낼 수 없는,
그래서 더욱 간절하고 오래 남는 마음.
후쿠시아는 원래 남아메리카의 숲 속에서 태어났습니다.
이국적인 색감과 꽃의 구조는
처음 유럽에 소개되었을 때
사람들에게 큰 충격이었고,
지금도 여전히 낯설 만큼
독특한 아름다움을 지녔습니다.
학자 후크스(Leonhart Fuchs)의
이름을 따라 지어진
이 꽃은
그 이름마저도
누군가를 기억하고 기리는 마음에서 비롯되었지요.
그런 의미에서 후쿠시아는
사랑과 기억의 꽃인지도 모릅니다.
뜨겁지만 조용하고,
겸손하지만 깊은 감정.
5월 22일, 오늘이 당신의 날이라면
당신은 어쩌면 세상의 주목보다는
한 사람의 진심을
더 소중히 여기는 사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군가를 향한 당신의 사랑이
그 사람의 마음속에서도
후쿠시아처럼 피어나기를 바랍니다.
혹은,
당신 자신을 위해 피워도 좋겠습니다.
세상 앞에서 눈부시지 않아도,
조용한 빛으로 반짝이는 하루가 되시기를.
꽃으로 여는 아침
탄생화 에세이 연재 | by 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