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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 여는 아침

5월 30일 탄생화 – 엉겅퀴

by 가야

5월 30일 탄생화 – 엉겅퀴


“나는 가시로 세상을 기억하고, 꽃으로 나를 드러낸다.”

보랏빛이 피어날 때까지
엉겅퀴는 스스로를 가시 속에 가둡니다.


섣부른 손길이 다가오지 못하게,
자신의 속살이 너무 쉽게 다치지 않게.

5월 30일, 오늘의 탄생화는 엉겅퀴입니다.


그 꽃말은 ‘독립’, ‘엄격한 자존심’.
이날 태어난 사람은 조용한 힘을 가진 이라고 합니다.


눈에 띄진 않지만, 절대 흔들리지 않는 뿌리.
그리고 외로움을 감내하면서도 자신을 잃지 않는 태도.


스코틀랜드의 전설 – 나라를 지킨 한 송이 꽃


먼 옛날,
스코틀랜드가 바이킹의 기습을 받았을 때였습니다.


적군은 밤을 틈타 조용히 진격했고,
스코틀랜드 병사들은 깊은 잠에 빠져 있었죠.


그때,
한 바이킹 병사가 엉겅퀴를 맨발로 밟았습니다.


날카로운 가시에 찔린 그는 비명을 질렀고,
그 울음소리가 병사들을 깨웠습니다.


덕분에 스코틀랜드는 공격을 막아낼 수 있었고
나라를 지켜낼 수 있었지요.

이후로 엉겅퀴는 스코틀랜드의 수호 식물이 되었고,
그들의 문장(紋章)과 국장(國章) 속에 보랏빛 꽃이 새겨졌습니다.


한 나라의 운명을 바꾼 작고 날카로운 존재.
그것이 바로 엉겅퀴입니다.


가시로부터 배운다


엉겅퀴는 스스로를 가시로 지킵니다.


지나치게 따뜻한 세상이 아니기에,
사람보다 먼저 자신을 보호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속엔 누구보다 순하고 아름다운 꽃이 숨어 있지요.


보라색 꽃잎은 마치 ‘나는 사실 이렇게 예쁜 존재야’라고
조용히 고백하는 듯합니다.


자신을 숨기되, 지키되,
결국엔 피어난다는 것.
그게 엉겅퀴가 세상에 전하는 방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도 엉겅퀴인가요?


혹시 당신도 엉겅퀴처럼 살아온 적 있지 않으셨나요?


조용히, 가시처럼 무장하고
사실은 누구보다 진심을 감추며 살아온 날들.


그렇다면,
오늘 하루는 당신의 날입니다.


보랏빛 엉겅퀴 한 송이 피워내는 것처럼,
가시를 품은 아름다움을
스스로에게도, 세상에도 보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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