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6월 30일 탄생화 ‘인동’

오늘의 탄생화

by 가야

♣ 여름의 담장을 감싸며,

– 6월 30일 탄생화 ‘인동’의 이야기

그늘이 그리운 계절입니다.
햇빛은 풍성하고, 공기는 점점 여름을 닮아가고,
담장 너머 조용히 피어난 꽃 하나가 눈길을 끕니다.


하얀 꽃이 피고,
그 자리에 시간이 머물면 노란 꽃이 됩니다.


그리고 둘은 나란히, 한 송이처럼 어깨를 맞대고 그 여름을 견딥니다.
그 꽃의 이름은 ‘인동(忍冬)’.

♣ 겨울을 참는 꽃


‘인동(忍冬)’이라는 이름은
겨울을 견디는 덩굴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식물은 한겨울에도 잎이 떨어지지 않고,
그 추위를 견뎌내며 봄을 맞이합니다.


그리고 여름 문턱이 되면,
인동덩굴은 은은한 향기를 품은 작은 꽃을 피워냅니다.


처음엔 하얗고, 시간이 흐르면 노랗게 바래지요.
두 가지 색이 함께 피어 있는 모습은
마치 첫 만남과 오랜 기다림이 한 곳에 머물러 있는 듯합니다.

♣ 인동의 꽃말 – 사랑의 인내


인동은 ‘사랑의 인내’, ‘우정’, ‘변치 않는 마음’을 상징합니다.


하얀 꽃은 이제 막 시작된 마음,
노란 꽃은 시간이 지나도 여전한 마음.

이 꽃은 말이 없지만,
그 색으로, 향기로, 덩굴로
오래도록 한 사람을 향한 마음을 이야기합니다.


누군가를 오래 기다려본 사람이라면,
이 꽃이 얼마나 많은 말을 품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겁니다.

♣ 금과 은의 꽃

한방에서는 인동의 꽃을 금은화(金銀花)라고 부릅니다.


노란 꽃은 ‘금’, 하얀 꽃은 ‘은’.
그 아름다운 색감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오래도록 몸을 치유하는 약재로도 사랑받아 왔습니다.


은은한 향기, 벌과 나비를 부르는 꿀기운,
그리고 몸을 덥히는 따뜻한 차 한 잔.


인동은 꽃 그 이상의 선물이 되어
사람들의 곁을 지켜왔습니다.

♣ 기억의 담장 아래서


어릴 적, 시골 마당 담벼락을 덮던 인동덩굴이 떠오릅니다.


그 아래서 바람을 피하던 강아지,
꽃을 따 꿀을 맛보던 아이들,
그리고 누구보다 오래 그곳을 지켜보던 어머니의 손길.


인동은 한 사람의 마음을 오래도록 감싸주는 덩굴처럼
그 자리에 머물러 기다리는 꽃입니다.

♣ 오늘의 한 줄


“사랑은 때때로 말이 아니라,
담장을 덮는 그늘이 되어 곁을 지켜주는 것.”


6월 30일, 오늘의 탄생화는 인동입니다.


지나간 계절을 품고, 다음 계절을 기다리는 덩굴꽃.
우리의 마음도 그렇게,
누군가를 향해 한 뼘 더 다가가는 하루이기를 바랍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 꽃말로 보는 나의 성격 – 제라늄 타입은 누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