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7월 19일 탄생화 – 백부자(白附子)

오늘의 탄생화

by 가야

♣ 7월 19일 탄생화 – 백부자(白附子)


가까이할수록 조심스러운, 흰빛 꽃의 경고


들풀 사이로 조용히 피어난 한 송이 꽃.


멀리서 보면 소박한 빛을 띠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그 존재감은 결코 가볍지 않다.


7월 19일의 탄생화, 백부자는 그렇게 조용한 경계의 언어를 품은 식물이다.

♣ 백부자는 어떤 꽃일까?


백부자는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한국 자생 식물로,
학명은 Aconitum coreanum이다.


고산지대나 숲 가장자리, 그늘진 곳에서 자라며,
7월에서 9월 사이에 흰빛에 가까운 연 노란 꽃을 피운다.


꽃의 형태는 마치 무사의 투구처럼 곡선으로 덮인 모습을 하고 있어
‘투구꽃’이라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흔히 떠올리는 짙은 보라색 투구꽃과는 다르다.

백부자의 꽃은 연한 황백색, 혹은 미색에 가까운 빛을 지닌다.


직사광선을 받으면 살짝 노르스름한 기운을 띠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매우 은은하고 맑은 색조다.

♣투구꽃과 백부자, 같은 듯 다른 이름


‘백부자’와 ‘투구꽃’은 때때로 혼용되어 사용되지만,
정확히 말하면 백부자는 투구꽃과 **같은 속(Aconitum)**에 속하는 다른 종이다.


유럽에서 자주 재배되는 투구꽃은 보라색 계열이 많으며,
학명도 Aconitum napellus, A. carmichaelii 등으로 구분된다.


이에 반해 백부자는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흰색 꽃의 품종이다.


모두 ‘투구 모양의 꽃’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
이름은 닮았지만, 원산지와 꽃 색, 약효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약일까, 독일까 – 백부자의 이중성


백부자는 오래전부터 한방에서 귀한 약재로 사용되어 왔다.


특히 뿌리를 말려 쓴 것을 **‘부자(附子)’**라고 하며,
여기에서 흰색을 띠는 것은 ‘백부자’, 검게 가공한 것은 **‘흑부자’**로 불린다.


중풍, 경련, 통증 완화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지만,
**아코니틴(aconitine)**이라는 맹독 성분이 들어 있어
법제를 거치지 않으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처럼 백부자는 ‘사람을 살릴 수도, 해칠 수도 있는 식물’이다.
바로 이 점이 백부자의 경계적 매력을 만들어낸다.


자연의 생명력 속에 숨겨진 이중성의 상징,
그것이 바로 백부자라는 식물의 진짜 얼굴이다.

♣백부자의 꽃말


백부자의 꽃말은 ‘조심’, ‘주의’, 그리고 ‘두려운 사랑’이다.


아름다움 속에 숨어 있는 위험,
유혹 같지만 쉽게 가까워질 수 없는 존재,
그런 감정을 상징한다.


한때 사랑했지만 다가갈수록 상처가 깊어지는 관계,
겉으로는 평온해 보여도 내면에 불꽃을 감춘 사람,
그 모두가 백부자의 상징과 닮아 있다.

♣설화와 민간신앙 속의 백부자


백부자 그 자체에 대한 유명한 전설은 드물지만,
그 속에 해당하는 투구꽃(Aconitum) 계열에는
고대 신화가 얽혀 있다.


가장 잘 알려진 이야기는 그리스 신화의 ‘지옥의 꽃’ 전설이다.


헤라클레스가 지하세계의 개 케르베로스를 끌고 올 때,
그 개의 입에서 떨어진 침이 땅에 스며들며
거기서 투구꽃이 피어났다고 한다.


이 꽃은 죽음의 영역에서 피어난 독초,
하데스의 힘이 깃든 식물로 여겨졌다.


우리 민간에서는 백부자를 비롯한 독초를
아이들이 함부로 만지지 않도록
“노루도 피해 가는 꽃”이라 부르기도 했다.


곱게 핀 꽃을 만지면 안 된다는 말은
단순한 금기 이상의 자연을 향한 경외의 표현이었는지도 모른다.

♣백부자를 탄생화로 가진 사람


7월 19일에 태어난 사람은
쉽게 다가가지 않으며,
속 깊고 강인한 내면을 간직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겉으로는 조용하고 단정하지만,
그 안에는 누구보다 단단한 판단력과
때로는 뜨거운 열정을 품고 있을 것이다.


그들의 삶은 조용한 듯하지만
늘 ‘선’과 ‘경계’를 인식하고 있으며,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깊은 직관과 감각으로 움직인다.

♣오늘의 마무리


세상엔 쉽게 다가갈 수 없는 꽃이 있다.


그 아름다움에 혹해 손을 뻗지만,
결국 그 안에 숨겨진 경고를 마주하게 된다.


백부자는 그런 꽃이다.
가까이하려면 존중과 신중함이 필요한 존재,


어쩌면 우리 삶 속에서도
그런 관계 하나쯤은 있었을 것이다.

♣ 오늘의 탄생화가 알려주는 이야기처럼,


삶의 아름다움 속에도 언제나 경계가 필요합니다.


조심스러움 속에 피어난 그 꽃처럼,
당신의 하루가 신중하고도 단단하게 피어나길.


#7월 19일 탄생화 #백부자 #백부자꽃 #탄생화이야기 #꽃말 #두려운 사랑 #조 심의꽃 #독초이야기 #자연의 경고 #투구꽃 #백부자의 꽃말 #한국자생식물 #야생화기록 #꽃과 전설 #브런치글 #감성식물글 #꽃이야기 #식물의 언어

keyword
작가의 이전글 장미의 다채로운 색– 사랑이란 이름의 스펙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