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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0일 탄생화 가지꽃

오늘의 탄생화

by 가야

◆ 조용히 피고, 조용히 지는 꽃 – 가지꽃 이야기

7월 20일 탄생화


햇살이 지천에 쏟아지는 여름밭 한가운데,
누구의 시선도 받지 못한 채 조용히 피어나는 꽃이 있습니다.


그 이름은 가지꽃.
우리가 무심코 밥상에서 만나는 그 보랏빛 채소 가지,
그 식물의 꽃이지요.


어쩌면 너무도 익숙해서
아예 '꽃'으로 여겨지지 않을 수도 있는 존재.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가지꽃은 생각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 보랏빛 별, 가지꽃의 모습


가지꽃은 다섯 갈래로 갈라진 보라색 꽃잎을 지니며,
중앙에는 노란 수술이 톡 튀어나와 있어
작지만 강한 대비를 이룹니다.


빛을 머금은 꽃잎은 마치 얇은 종이처럼 투명하고,
꽃자루 끝에서 수줍게 고개를 숙인 채 피어 있지요.


소리 없는 여름의 꽃.
조용히 피고, 조용히 지며,
그 자리에 열매 하나를 남깁니다.

◆ 꽃과 열매가 이어지는 꽃


가지꽃은 **자웅동체(양성화)**입니다.


하나의 꽃 속에 암술과 수술이 함께 있어
수분만 잘되면, 그 자리에서 곧 열매가 맺히죠.


꽃이 지면 열매가 열리는,
자연의 흐름이 너무도 명확하게 드러나는 식물.


그래서 가지꽃은 마치 “자기 일을 다 한 뒤, 조용히 사라지는 사람”을 닮았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몫을 다하고,
결실을 남기는 존재.
그 모습이 왠지 먹먹하게 다가옵니다.

◆ 꽃말 – 진실한 마음, 은근한 매력


진실한 마음
→ 화려하지 않지만 묵묵히 제 역할을 해내는 가지꽃.
겉으로 드러내지 않지만, 속이 단단한 사람처럼.


은근한 매력
→ 자세히 보아야 예쁜 꽃.
흙에 묻혀 피지만, 그 보랏빛은 쉽게 잊히지 않습니다.


◆ 전설 대신 남은 이야기들


가지꽃은 장미나 수선화처럼 고전 전설에 자주 등장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흥미로운 문화와 민속 속에 숨은 의미들은
그 어떤 전설보다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 일본 – ‘꿈속의 가지’


일본에서는 새해 첫날밤에 꾸는 꿈(初夢, 하츠유메)에서
좋은 상징으로 1. 후지산 2. 매 3. 가지를 꼽습니다.


이는 가지(なす, 나스)가 ‘이루다(成す)’라는 말과 같은 발음이라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기원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림으로도 많이 그려져 ‘복이 오는 상징’으로 여겨지지요.

◆ 중국 – 다산과 고귀함의 상징


중국에서는 가지의 풍성한 열매를 보고
자손의 번창, 집안의 복덕으로 해석했습니다.


또 보라색은 고귀한 색으로,
궁중 요리에도 가지 요리가 종종 쓰였습니다.

◆ 우리나라 – 민속 속 가지 이야기


전설은 없지만 가지에 대한 속담은 많습니다.


“가지밭에 바람 불 듯”
→ 조용한 듯 소란스러운 상황의 비유.


“가지꽃은 져야 가지가 열린다”
→ 희생과 인내가 있어야 결실을 얻는다는 뜻.


밭일을 돕던 아이는 꽃이 지는 것을 아쉬워했지만,
할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꽃이 져야 가지가 맺히는 거란다.”
그 말이 왠지, 인생을 닮은 진리처럼 느껴졌습니다.

◆ 오늘, 보랏빛 마음 하나


가지꽃은 세상 앞에 화려하게 나서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보랏빛 한 송이는
묵묵히 자신을 다한 후, 조용히 사라집니다.


그 꽃을 아는 당신,
오늘은 누군가의 진실한 마음을 기억해 보세요.


그리고 그 마음처럼 조용히, 작게, 아름답게
여름의 하루를 보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영상] 진실한 사랑의 꽃, 가지꽃에 숨겨진 이야기


https://youtu.be/FEz8H9teo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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