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탄생화
7월 20일 탄생화
햇살이 지천에 쏟아지는 여름밭 한가운데,
누구의 시선도 받지 못한 채 조용히 피어나는 꽃이 있습니다.
그 이름은 가지꽃.
우리가 무심코 밥상에서 만나는 그 보랏빛 채소 가지,
그 식물의 꽃이지요.
어쩌면 너무도 익숙해서
아예 '꽃'으로 여겨지지 않을 수도 있는 존재.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가지꽃은 생각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가지꽃은 다섯 갈래로 갈라진 보라색 꽃잎을 지니며,
중앙에는 노란 수술이 톡 튀어나와 있어
작지만 강한 대비를 이룹니다.
빛을 머금은 꽃잎은 마치 얇은 종이처럼 투명하고,
꽃자루 끝에서 수줍게 고개를 숙인 채 피어 있지요.
소리 없는 여름의 꽃.
조용히 피고, 조용히 지며,
그 자리에 열매 하나를 남깁니다.
가지꽃은 **자웅동체(양성화)**입니다.
하나의 꽃 속에 암술과 수술이 함께 있어
수분만 잘되면, 그 자리에서 곧 열매가 맺히죠.
꽃이 지면 열매가 열리는,
자연의 흐름이 너무도 명확하게 드러나는 식물.
그래서 가지꽃은 마치 “자기 일을 다 한 뒤, 조용히 사라지는 사람”을 닮았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몫을 다하고,
결실을 남기는 존재.
그 모습이 왠지 먹먹하게 다가옵니다.
진실한 마음
→ 화려하지 않지만 묵묵히 제 역할을 해내는 가지꽃.
겉으로 드러내지 않지만, 속이 단단한 사람처럼.
은근한 매력
→ 자세히 보아야 예쁜 꽃.
흙에 묻혀 피지만, 그 보랏빛은 쉽게 잊히지 않습니다.
가지꽃은 장미나 수선화처럼 고전 전설에 자주 등장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흥미로운 문화와 민속 속에 숨은 의미들은
그 어떤 전설보다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일본에서는 새해 첫날밤에 꾸는 꿈(初夢, 하츠유메)에서
좋은 상징으로 1. 후지산 2. 매 3. 가지를 꼽습니다.
이는 가지(なす, 나스)가 ‘이루다(成す)’라는 말과 같은 발음이라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기원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림으로도 많이 그려져 ‘복이 오는 상징’으로 여겨지지요.
중국에서는 가지의 풍성한 열매를 보고
자손의 번창, 집안의 복덕으로 해석했습니다.
또 보라색은 고귀한 색으로,
궁중 요리에도 가지 요리가 종종 쓰였습니다.
전설은 없지만 가지에 대한 속담은 많습니다.
“가지밭에 바람 불 듯”
→ 조용한 듯 소란스러운 상황의 비유.
“가지꽃은 져야 가지가 열린다”
→ 희생과 인내가 있어야 결실을 얻는다는 뜻.
밭일을 돕던 아이는 꽃이 지는 것을 아쉬워했지만,
할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꽃이 져야 가지가 맺히는 거란다.”
그 말이 왠지, 인생을 닮은 진리처럼 느껴졌습니다.
가지꽃은 세상 앞에 화려하게 나서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보랏빛 한 송이는
묵묵히 자신을 다한 후, 조용히 사라집니다.
그 꽃을 아는 당신,
오늘은 누군가의 진실한 마음을 기억해 보세요.
그리고 그 마음처럼 조용히, 작게, 아름답게
여름의 하루를 보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영상] 진실한 사랑의 꽃, 가지꽃에 숨겨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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