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탄생화
– 7월 25일, 오늘의 탄생화
사람들이 잘 모르는 꽃이 있다.
길가에도 없고, 화분에도 없으며, 꽃집에서는 이름조차 들어본 적 없는 그런 꽃.
그러나 깊은 산을 오르다 우연히 마주친다면,
그 순간, 낯선 향기와 함께 어딘가 오래된 기억이 피어오를지도 모른다.
이름마저도 다소 특이한,
오늘의 탄생화는 바로 말오줌나무다.
말오줌나무는 큰 나무가 아니다.
사람 키만큼 자라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숲 가장자리나 음지에서
그늘을 즐기며 소박하게 살아간다.
6월에서 7월 사이, 하얗거나 연 노란빛의 작은 꽃송이들이
조용히 무리 지어 핀다.
누구에게도 자기를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그 자리에 꼭 있어야 할 것처럼 존재감을 남긴다.
그 모습이 꼭,
세상 끝 어딘가에서 자기만의 방식을 지켜내는 사람 같기도 하다.
말오줌나무는 한국의 특산종이다.
지구 위에 존재하는 수많은 꽃들 중
이 꽃은 오직 한국에서만 자생한다.
수천 년의 시간 동안 이 땅의 바람과 흙을 마시고
산자락과 나란히 나이 들어온 식물.
그 자체로 우리의 생태가 간직한 유산이며,
아무리 조용해 보여도 결코 평범하지 않은 존재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는 이 나무가
문득, 우리의 삶과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나무에 ‘말오줌’이라는 이름이 붙은 건
잎이나 줄기를 자르면 나는 약간의 특이한 냄새 때문이다.
동물의 오줌 냄새를 닮았다 하여
누군가는 불쾌하게 여길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연은 그 냄새를 탓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것을 무기로 삼아
벌레나 동물들로부터 자신을 지켜냈다.
그 향기는 우리에게 말한다.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도, 살아내는 것이다.
그건 숨는 것이 아니라, 견디는 것이다.
말오줌나무의 꽃말은 겸손, 순수한 마음.
눈에 띄지 않아도 빛나는 존재,
말없이 주변을 살피고 자신을 낮추는 이에게
자연은 이런 꽃을 닮았다고 말해준다.
만약 오늘이 당신의 생일이라면,
당신은 아마도 조용히 강한 사람일 것이다.
다른 누구보다 부드럽고, 단단한.
산책길에서 쉽게 만날 수는 없지만,
그렇기에 더욱 소중한 말오줌나무.
언젠가 깊은 산을 오르다
이 꽃을 만나게 된다면,
그 순간이 당신의 삶에
작은 울림이 되어 남기를 바란다.
https://youtu.be/sZ8xDRDF0iA?si=isLxmNUgUBqUGhw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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