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국화
중국의 정식 국명은 **중화인민공화국(People’s Republic of China)**이다.
수도는 베이징, 사용 언어는 중국어(보통화)이며,
면적은 약 960만㎢, 인구는 약 14억 명으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국기는 붉은 바탕에 별 다섯 개가 그려진 **오성홍기(五星紅旗)**로,
사회주의 체제와 민중의 통일을 상징하고 있다.
중국은 오랜 역사만큼이나 다양한 꽃의 의미를 품고 살아온 나라다.
꽃은 단지 계절의 장식이 아니라, 철학과 정신, 권력과 신분, 심지어 한 시대의 세계관을 상징해 왔다.
그리고 오늘, 우리는 질문을 던진다. “중국을 대표하는 꽃은 무엇인가?”
놀랍게도, 세계 최다 인구와 세계 3위의 영토를 가진 중국은 아직 공식적인 ‘국화(國花, national flower)’를 지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의 역사와 문화 속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수많은 ‘상징의 꽃’들이 피어나고 있었다.
중국의 수도는 베이징, 인구는 14억이 넘고, 면적은 한반도의 44배에 달한다.
이 거대한 문명은 기원전 2100년경, 고대 하(夏) 왕조에서 시작되어 수천 년 동안 수많은 왕조를 거치며 흘러왔다.
진시황의 통일, 당나라의 찬란한 문예, 송나라의 미학, 명청대의 정교한 도자기와 화원…
그 모든 역사 속에 꽃은 늘 함께 있었다.
꽃은 권력자의 욕망을, 시인의 이상을, 도인의 고요한 정신을 대신 표현했다.
중국의 꽃 문화는 바로, 그런 정신의 정원이다.
그 중심에 있는 꽃이 **모란(牡丹)**이다.
중국에서는 ‘화중지왕(花中之王)’, 곧 ‘꽃 중의 왕’이라 불리는 이 꽃은
당나라 시대에 특히 왕실과 귀족층 사이에서 압도적인 사랑을 받았다.
그 화려하고 풍성한 자태는 부귀와 영화, 권위를 상징했고,
왕의 정원과 황후의 옷, 예술 작품과 문학의 시구에 자주 등장했다.
백거이, 유종원, 소동파. 수많은 문인들은 모란을 찬미했다.
그리고 모란은 그렇게 제국의 품격을 드러내는 상징이 되었다.
그 반대편에서 또 다른 꽃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국화(菊花).
진나라 시기부터 시인과 사대부들이 애호한 이 꽃은
화려함보다 절제를, 권력보다 고결함을 상징했다.
도연명은 이렇게 노래했다.
“동쪽 울타리 아래 국화를 따며, 한가로이 남산을 바라본다.”
이 한 구절은 수천 년 동안 중국인의 정신적 이상을 대변하는 문장이 되었다.
국화는 속세를 떠난 이의 정원에 피어 있었고,
한 잎 한 잎이 절개와 인내의 상징이 되었다.
1994년, 중국에서는 ‘국화’를 국민 투표로 정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국영방송 CCTV와 정부 기관이 함께 진행한 이 투표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꽃은 **국화(菊花)**였고,
그다음은 **모란(牡丹)**이었다.
그러나 국화는 일본의 국화이기도 하다는 점,
그리고 '국화(菊花)'와 '국화(國花)'의 한자 혼동 우려 등으로
결국 지정이 미뤄졌다.
그 후에도 수차례 논의가 있었지만, 오늘까지도 중국은 공식 국화를 정하지 않았다.
비록 명문화된 국화는 없지만, 중국인들은 알고 있다.
중국을 상징하는 꽃이 무엇인지.
그들이 가장 많이 떠올리는 꽃은, 단연 **모란(牡丹)**이다.
2019년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는 ‘모란을 국화로 지정하자’는 공식 제안이 제출되기도 했다.
정부의 교육자료와 각종 홍보물에서도 모란을 ‘중국의 전통 국화’로 소개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중국 내 다수의 도시와 관광지에서 모란은 도시의 상징 꽃으로도 지정되어 있으며,
대형 축제와 문화행사에서도 모란은 중심에 놓인다.
모란은 단지 아름다운 꽃이 아니다.
그 안에는 제국의 자부심과 전통, 부의 상징, 그리고 민족적 감정이 담겨 있다.
중국이 세계 속에서 새로운 위치를 점하고 있는 오늘,
모란은 단지 과거의 상징이 아니라 현재의 정체성과 자긍심의 표현이기도 하다.
중국은 아직 국화를 공식 지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역사 속에서, 그리고 오늘의 사람들 마음속에서
이미 하나의 꽃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화려하고 우아하면서도 당당한 꽃.
제국의 길을 걸어온 나라에 어울리는 꽃.
중국의 국화는 아직 비어 있지만,
모란은 이미 그 자리를 천천히 채워가고 있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또 다른 나라의 국화, 그 문화와 상징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꽃으로 세계를 읽는 시간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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