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0일 탄생화
7월 30일 탄생화
한여름의 태양이 뜨겁게 등을 누를 때,
세상에서 가장 그윽한 안식처는
린덴나무 그늘 아래입니다.
말없이 바람을 건네는 잎사귀,
그 사이로 퍼지는 꿀처럼 달콤한 향기,
누군가의 기억이, 누군가의 숨결이
아직도 그 나무 아래에 머물러 있는 듯합니다.
린덴나무는 그저 나무가 아닙니다.
유럽에서는 이 나무를 '사랑의 나무'라 불러요.
슬라브 신화에서 사랑의 여신 '라다(Rada)'는 린덴나무에 깃들어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었고,
독일에서는 린덴나무 아래에서만 진실된 말을 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마을 한복판에 이 나무를 심고, 그 아래서 재판을 열었지요.
그 재판은 단지 법이 아니라, 마음의 목소리를 듣는 일이었습니다.
린덴나무 아래에선
누구도 거짓말을 할 수 없었고,
누구도 미워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시인 괴테는 린덴나무 그늘에서 사랑을 읊었고,
작곡가 슈베르트는 린덴나무에 기대어 '겨울 나그네'의 한 장면을 만들어냈습니다.
"나는 린덴나무 아래에 앉았네.
그 나뭇잎 속에서 많은 꿈을 꾸었지."
– 슈베르트 「Der Lindenbaum」
추운 겨울에도 린덴나무를 떠올리면
마음이 따뜻해졌다는 그 노래처럼,
린덴은 언제나 사람의 마음속 고향이 되어 왔습니다.
이 나무는 또 다른 이름으로도 불립니다.
‘모성의 나무’.
부드러운 심장 모양의 잎은 마치 어머니의 품을 닮았고,
그 그늘 아래서는 울던 아이도 금세 조용해졌다고 하지요.
중세 유럽의 여성들은 린덴나무 꽃잎을 주워 베갯속에 넣었고,
그 향기는 불안한 잠을 달래주는 자연의 자장가가 되었답니다.
린덴꽃은 말려서 허브차로 마시기도 합니다.
마음이 불안하거나, 잠 못 이루는 밤에 한 잔의 린덴차는
이상하게도 오래전 기억의 품속으로 데려다주지요.
마치 어머니의 손처럼.
린덴나무는 평화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폐허가 된 도시 한복판에
가장 먼저 뿌리를 내린 것도 린덴나무였고,
사람들은 그 나무를 ‘살아남은 용기’라 부르며
다시 희망을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린덴은,
잃어버린 시간을 껴안고
다시 시작하는 사람들의 곁에 늘 있었습니다.
오늘, 7월 30일에 태어난 당신은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일지도 몰라요.
말없이 곁을 내주는 그늘,
조용히 향을 건네는 따스함,
그리고 누구보다 평화를 사랑하는 마음.
당신의 존재만으로
세상은 조금 더 부드러워지고
누군가는 당신 아래에서,
조용히 울고 웃을 수 있게 되니까요.
https://youtu.be/bxjawqE-2TA?si=rk9MqOUd67HVt1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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