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탄생화
한여름의 들판에서 마주친 아주 작은 꽃 하나.
너무 작아 이름조차 모른 채 수없이 밟고 지나쳤을 그 꽃이
어느 날 나의 눈에, 마음에 들어왔다.
그 꽃의 이름은 ‘수박풀’.
수박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지만, 잎에 얼룩이 있어
옛사람들은 수박 껍질을 떠올렸는지도 모른다.
혹은 작은 꽃봉오리를 보고, 마치 수박의 축소판처럼 여겼을 수도 있다.
하지만 수박풀의 꽃은 흰 바탕에 자줏빛 줄무늬가 있고,
노란 점이 찍힌 입술 모양이다.
자세히 들여다보아야만 보이는 아름다움.
그런 존재가 있다.
잡초라 불리던 시절도 있었다.
논둑에, 밭가에 자라고 있으면 괭이로 뽑혀나가야 했던 운명.
그런데도 꿋꿋하게, 해마다 다시 피어나는 들꽃.
나는 가끔 그런 꽃들에게서 배운다.
눈에 잘 띄지 않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 오래도록 남는 것들.
다정하고 조용한 생명 하나가
삶의 온도를 바꾸기도 한다는 것을.
이 조그마한 들꽃은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에 자생하는 현삼과 식물로,
학명은 Mazus pumilus, 영어 이름은 Japanese mazus이다.
주로 논두렁이나 밭 가장자리처럼 습한 곳에서 자라며,
4월부터 9월까지 긴 시간 동안 꽃을 피운다.
꽃은 매우 작고 흰색 바탕에 보라색 줄무늬와 노란 반점이 있는 입술 모양이며,
줄기는 땅을 기듯 퍼지는 포복형으로 번식력도 무척 강하다.
수박풀의 꽃말은 ‘작지만 빛나는 존재’, ‘평범함 속의 기쁨’.
소리 없이 피어나 자연의 시간을 채워주는, 여름의 작고 소중한 친구다.
https://youtu.be/M4IdrnX09dE?si=HWR1XcKDWuAtrRc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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