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탄생화
여름 한낮, 뙤약볕이 내려쬐는 밭머리에서
누군가의 숨결처럼 고요히 익어가는 것이 있다.
이랑 따라 반듯이 줄을 맞춘 줄기들 사이로
초록색 껍질을 반쯤 벗은 이삭 하나,
그 안엔 태양의 황금 알갱이가 차곡차곡 들어차 있다.
오늘의 탄생화,
옥수수다.
옥수수는 꽃을 피운다.
우리가 흔히 보는 ‘옥수수수염’은 바로 암꽃의 암술이고,
그 위쪽에는 연한 수꽃이 피어난다.
다만 바람이 오가며 수분을 맡기에,
향기도 없고, 화려한 꽃잎도 없다.
그저 바람을 기다리고, 바람을 믿는다.
꽃말은 풍요, 재물, 부(富).
한 알의 씨앗이 수백 알로 자라듯,
노력은 결실을 맺고,
소망은 현실이 된다.
중앙아메리카, 태고의 시간 속.
마야의 신들은 진흙으로, 나무로 인간을 빚었지만 모두 실패했다.
그러던 어느 날, 신의 손에 쥐어진 옥수수.
그들은 그것을 곱게 빻아 반죽하고,
정성스레 인간의 형상을 만들어 넣었다.
그렇게 탄생한 인간은 춤추고 노래하며,
신에게 제사를 올릴 줄 아는 존재였다.
“이제야 참된 인간이 탄생했구나.”
그 후, 마야인들은 자신들을 옥수수에서 태어난 사람들이라 부르게 되었다.
옥수수는 단순한 식량이 아니었다.
그들에겐 삶의 근원,
신이 허락한 생명의 곡물이었다.
어릴 적, 여름 저녁이면
커다란 가마솥뚜껑을 열고 피어오르던 옥수수 냄새.
막 따온 옥수수를 삶아,
뜨거운 김을 후후 불며 입안 가득 베어 물던 그 맛.
한 알 한 알 꼭꼭 씹다 보면
그 안에서 여름방학의 소음과 땀 냄새가 퍼졌다.
할머니는 늘 말씀하셨다.
“옥수수는 심은 사람을 절대 배신하지 않지.
해가 지기 전엔 반드시 황금알을 안겨주거든.”
하지만 줄을 맞춰 앉은 알맹이들은 질서와 정성의 상징이다.
속이 꽉 찬 사람은 말이 적고,
자신의 빛을 알릴 줄 아는 사람은 겸손하다.
여름의 끝자락,
옥수수를 한 입 베어 물며 생각한다.
우리도 누군가에게
이처럼 다정한 꽃이 될 수 있을까.
학명: Zea mays
영명: Corn / Maize
원산지: 중앙아메리카
개화기: 여름 (6~8월)
꽃말: 풍요, 재물, 부(富)
전설: 마야 신화 – 신이 옥수수로 인간을 빚었다는 이야기
8월 4일에 태어난 당신에게
햇살 같은 온기와 옥수수 같은 풍요가 늘 함께하길.
작고 소박하지만 충실한,
여름의 선물처럼 빛나길 바랍니다.
https://youtu.be/n-g0A_n5kTU?si=oFXzr2j0Ck5Xf0G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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