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의 꽃 이야기
한낮의 뜨거운 햇살이 대지를 내리쬘 때, 정원 한 켠에는 금빛 물결이 일렁입니다. 북아메리카 중·동부가 원산지인 루드베키아(Rudbeckia hirta), 영어로는 Black-eyed Susan이라 불리는 이 꽃은, 방사형으로 펼쳐진 노란 꽃잎과 중앙의 짙은 원판이 마치 작은 눈동자를 닮았습니다.
사람들은 이 태양을 닮은 꽃이 피어 있는 곳에 서면, 그 따스한 온기가 땅에서부터 전해져 오는 듯한 생명력을 느낍니다.
한여름 정원을 수놓는 선명한 노란빛 꽃잎. 그 중심부에는 마치 검은 눈동자가 응시하듯 짙은 갈색의 디스크가 자리합니다.
이 독특한 대조가 바로 **블랙아이즈수전(Black-eyed Susan)**이라는 이름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영어로 ‘검은(Black) 눈(Eye)을 가진 수잔(Susan)’이라는 뜻이지요.
그러나 학명은 달콤한 수잔이 아닌 **루드베키아(Rudbeckia)**입니다.
18세기 초, 스웨덴의 위대한 식물학자 칼 린네(Carl Linnaeus)는 자신이 가르침을 받았던 스웨덴 울레비아 대학의 교수이자 스승인 울프 라이네 루드백(Olof Rudbeck) 부자에게 경의를 표하고자 이 속의 식물들을 **‘Rudbeckia’**라 이름 지었습니다.
밝은 꽃잎을 가진 종들이 많아, 곧 식물학계와 정원가들 사이에 주목받기 시작했죠.
루드베키아 속 중에서도 특히 Rudbeckia hirta 종은 북미 대륙 전역의 초원과 들판에 야생으로 자라며 현지인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18세기 영국 이민자들은 이 꽃을 처음 만났을 때, 고국에서 보던 해바라기·데이지와는 다른 매력적인 모습에 매료되었고, 마치 친숙한 여성 이름을 붙이듯 ‘수잔’이라 불렀습니다. 그 이름 앞에 꽃잎과 대비되는 어두운 중심 부분을 강조해 블랙아이즈수전이라 부른 것이지요.
‘수잔’이라는 이름은 영국 시인이자 극작가 존 게이(John Gay)가 1723년에 발표한 목가시 「Sweet William and Black-Ey’d Susan」에서도 등장합니다.
여기서 블랙아이즈수전은 충실하고 순수한 사랑의 상징으로 묘사되며, 곱슬머리의 수잔이 검은 눈동자로 연인을 바라보는 모습이 꽃에 투영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이 시 하나로, 꽃 이름에 문학적 낭만이 더해진 셈입니다.
현재 전 세계 원예가들의 정원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블랙아이즈수전은, 노란빛 화려함과 검은 중심부의 강렬한 대비로 ‘용기’와 ‘희망’을 상징합니다.
비교적 키우기 쉬워 가정 화분이나 공원 화단에 즐겨 심고, 생태 정원에서는 벌과 나비를 불러들이는 유용한 매력주로도 사랑받고 있지요.
노란 꽃잎 사이로 검은 눈동자를 드러낸 채, 뜨거운 태양 아래 꿋꿋이 자라나는 블랙아이즈수전. 그 이름 뒤에는 식물학자의 헌사, 식민지 개척민의 정서, 그리고 문학적 낭만이 함께 어우러져 있습니다.
다음 여름, 정원이나 화단에서 마주칠 때면, 이 꽃이 지닌 다채로운 이야기를 떠올려 보세요.
루드베키아에 관한 상세한 설명은 아래 영상에서...
https://youtu.be/PoHKnQk6lEc?si=AcWWZ5NV-gTZ29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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