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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꽃이 전하는 말

가야의 꽃 이야기

by 가야

비 오는 날, 꽃의 속삭임


오늘 나는 하루 종일 고개를 숙이고 있었어.
하늘이 울음을 터뜨리자, 빗방울이 쉼 없이 내 어깨를 두드렸거든.


세상은 잿빛으로 잠기고, 사람들은 우산 아래로 몸을 숨긴 채 바쁘게 나를 지나쳤어.


하지만 나는 도망가지 않았어.
그저 이 자리에서, 고스란히 비를 맞고 있었지.


비는 나를 두렵게 하지 않아.
떨어지는 한 방울, 한 방울마다 오래 기다린 편지가 담겨 있어.


그 편지는 뿌리 깊숙이 스며들어 내 심장을 뛰게 하고,
잎맥 속을 흐르며 내 몸을 천천히 깨워.


꽃잎이 젖는 건 괜찮아.
그건 내가 세상과 이어져 있다는 증거니까.


나는 비를 맞으며 사람들을 바라봐.


누군가는 우산 속에서 깊은 한숨을 내쉬고,
누군가는 축축한 어깨를 부르르 떨면서도
빗속을 웃으며 걸어가지.


혹시 그들이 잠깐이라도 나를 본다면,
나는 빗방울 위에 반짝이는 작은 빛으로
그 마음을 살짝 감싸 줄 거야.


비는 내게 속삭여.
“조금만 더 기다려, 곧 햇살이 올 거야.”


그 말이 참 좋아.
비를 맞을수록 나는 더 깊이 숨 쉬고,


더 단단해지고,
다음 계절을 준비하게 되거든.


그러니 너도 나처럼 해 보지 않을래?


비를 피하지 말고, 잠시 그대로 서 있어 봐.


그 속에서 네 마음에도
내가 지금 느끼는 이 생명의 숨결이
조금은 스며들 거야.


https://youtu.be/rSLsH-SiaAA?si=-9Lch3ixLCdrV0L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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