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2일 탄생화
나는 협죽도(Nerium oleander).
계절의 끝자락, 여름의 뜨거운 기운이 서서히 가라앉을 때, 붉고 분홍빛 꽃잎을 활짝 열고 이렇게 속삭입니다.
사람들은 나를 ‘위험한 사랑’이라 부릅니다.
내 꽃잎은 화사하고 향기롭지만, 줄기와 잎에는 독이 깃들어 있지요.
나의 아름다움에 가까이 다가오는 이는 나를 단순히 장식으로만 여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눈부신 빛깔 뒤에 숨겨진 날카로운 경고가 있다는 것을,
사랑에도 경계가 필요하다는 것을 전하고 싶은 것입니다.
내 속내를 읽어낸 이들은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1888년, 빈센트 반 고흐는 아를의 햇살 아래서 나를 화폭에 담았습니다.
〈Oleanders〉라는 그림 속에서 나는 끊임없이 새싹을 내뿜는 생명력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같은 해 그의 〈La Mousmé〉에서는 소녀의 손에 들린 내 가지가,
젊음과 성장, 그리고 생명의 지속을 은유하고 있지요.
또한 구스타프 클림트는 1890년대 초,
〈Two Girls with Oleander〉에서 두 소녀 곁에 선 나를 통해
순수함과 치명적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순간을 포착했습니다.
화가들은 내 속에 깃든 양가적 매력을 알아보고,
그들의 화폭 위에 나의 두 얼굴을 기록했습니다.
나는 단지 치명적인 독을 품은 꽃이 아닙니다.
내 빛깔은 열정이며, 내 독은 경고입니다.
삶의 모든 아름다움에는 그늘이 함께하고,
사랑이 깊을수록 조심해야 할 순간이 있다는 것을
나는 오늘도 조용히 알려주고 싶습니다.
가을 햇살 속에서 나를 바라보는 당신,
내가 들려주는 이 속삭임이 마음 깊이 남기를 바랍니다.
“눈부신 빛에도, 경계와 지혜를 잊지 말아요.”
https://youtu.be/mGEOpjZzpnk?si=OcmF4rQ08j6trz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