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는 완벽해

모든 것은 소멸한다. 방일하지 말라. (대반열반경)

by 화니

오늘 병원에서 들었다. 내 귀는 97% 정상 회복이란다. 문득 궁금했다. 왜 2%가 아니라 3%가 부족할까? 괜히 어색하다. 나의 기대치는 98이라서,1% 차이가 이렇게 크게 느껴질 줄이야.


하지만 곧 생각을 바꿨다. 97이나 98이나 그게 그거 아닌가. 100% 온전한 몸을 가진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내 몸을 가만히 살펴본다.

무릎은 오래된 문짝처럼 ‘두둑’ 소리를 낸다. 연골의 내구성은 70%쯤 남았을까.
마른 체형이라 위가 아래로 처지는 위하수, 소화력은 여전히 부진하다. 한 80%.
코와 눈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알레르기와 전투를 벌인다. 대략 70%.
왼쪽 어깨는 20년째 회전근개 파열이니 석회성 건염이니 겁을 주지만, 요가와 수영으로 달래며 산다. 글쎄, 60% 정도.


말하지 못한 불편함 하나 더 있지만, 그것도 뭐, 살 만하다. 어디 불편하지 않은 사람 없으니까.


이렇게 내 몸 구석구석을 돌아보니, 97%는 오히려 감사한 수치다. 그래서 나는 겁먹지 않기로 했다. 숫자 따위에 흔들리지 않기로 했다.


100에서 시작했으니 시간이 지나 줄어드는 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물건도 수명이 있는데, 하물며 육체는 오죽하랴.


그러나 이렇게 마음을 새긴다.

“지금의 내 몸이 100이다. 하루가 저물 무렵이면 일부는 소진될 수 있다. 허나 내일은 또 100, 모레도 100이다. 얼마나 간편한가.”


몸은 줄어들어도 마음은 기울지 않는다.

오히려 단련되고, 단단해지고, 깊어진다.


부처님은 열반에 드시기 전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형성된 모든 것은 소멸하기 마련이다. 방일하지 말고 해야 할 바를 성취하라.


몸의 불완전함을 다시 겪으며, 이 말씀이 ‘훅’ 하고 들어왔다. 3% 부족이 나를 흔들었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은 채워진다. 몸도 마음도 가벼워지고, 묘하게 ‘힘’이 생긴다.


누군가에겐 알부민 수액이 필요하고, 누군가에겐 보약이 필요하겠지만,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처방은

단 하나, 숨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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