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설이다 터뜨린다

이게 ‘나’인걸

by 화니

브런치에서 글을 읽다 보면

손가락 끝이 이상하게 멈칫할 때가 있다.

좋으면 라이킷 하면 되는데,

왠지 주저한다.


그냥 “아~ 좋다” 하고 누르면 될 것을

내 마음이 자꾸 삐딱선을 탄다.

그리 까다롭고 신랄한 비평가도 아니면서

겨우 3개월 글 쓴 주제에.

이것 저것 따지고 있다.

아니면… 원래 내가 이런 인간인가.


글을 읽고 또 쓰다 보니

요즘은 이런 마음이 스스로도 궁금해졌다.


1. 나랑 비슷한 느낌의 작가를 보면


문장 분위기, 어투, 감정선… 딱 보면 안다.

“어? 이거 나랑 비슷한데.”

그 순간 아주 조용히,

씁쓸함이 올라온다.


비슷한데 더 잘 쓰면 경쟁심이 번쩍이고,

비슷한데 인기가 많으면 묘한 불편함이 지나가고,

비슷한데 더 세련되면

내 마음속에서 “패스” 하고 외친다.


그러면서도

“아… 나 진짜 속 좁은가?”

한숨이 나온다.


반가운데 불편하다.

그래서 마음이 은근히 출렁인다.


2. 너무 철학적이고 설명 가득 똑똑한 글을 보면


마음이 순식간에 쪼그라든다.

저 사람은 날아다니고,

나는 아직 걸음마 하는 기분.


라이킷 누르면

괜히 자존심이 살짝 상하는 기분까지 든다.


가만 보면

‘두려움’이 먼저 반응한 거다.

내 길과 너무 달라서,

그 세계로 끌려갈까 봐,

내 감성이 뭉그러질까 봐.


그래서 슬쩍 창을 닫는다.

안 본 사람처럼.


3. 지나치게 따뜻하고 반듯한 글을 보면


좋긴 좋은데… 피곤할 때가 있다.

그런 글은 꼭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너도 이렇게 살아야지?”


근데 나는 지금

크로와상 반 개랑 데운 우유로 만족하며

사는 사람인데

갑자기 ‘완벽하게 착한 사람의 세계’로 끌려가려니 부담스럽다.


그래서 라이킷이 망설여진다.

좋긴 한데,

오늘의 나는 그냥… 귀찮다.


4. 가족 이야기 글


이건 참 이상하다.

따뜻하고 화목하고 행복하고 감사하는 이야기는

읽는 내내 그냥… 심심하다. 재미가 없다.

"다들 그렇게 사는 거지 뭐" 하고 넘기게 되고


반대로 싸늘하고 안타깝고 극적인 이야기는

읽고나면 내가 다 걱정되고

마음이 괜히 불안해진다.


왜 이렇게 반응하는지

어렴풋이 알 것도 같아서…

그게 또 기분이 살짝 나쁘다.

아직 내가 덜 된 사람이라 그런 거겠지, 싶다.


그리고, 결론은 결국 이거다.


요즘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 되었다.
그래서 이런저런 쓸데없는 생각 회로가
내 안에서 마구 돌아간다.

비교하고, 주눅도 들고,
심술도 나고,
부끄러움도 올라온다.

그런데 이게 ‘못되거나 못난 마음’이 아니라는 걸
이제 조금씩 알겠다.

그냥 사람 마음의 원래 모양이다.
숨을 보듯이,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면 된다.
그러다 사라지니까.
무슨 모양이든.

마지막으로, 아주 솔직한 고백 하나

이끌려 가듯이 쓰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늘 착하고 좋은 쪽으로 마무리하고 있다는 걸 발견한다

‘온갖 모양과 색깔의 마음들이 찾아와서
뒤엉키고 뒤섞이긴 하지만
결국 제자리로 돌려놓으려 애쓰는 사람이구나.’


그걸 깨닫는 순간
조용히 안도하며 스스로를 도닥인다.

이게 위선인가?
나는 아니라고 본다.

나는 진심으로 그렇게 살고 싶고,
글은 그 마음을 확인하는 과정일 뿐이다.

그러니 내 글이
누군가에게는 좋고,
누군가에게는 부담이고,
누군가에게는 밥맛일 수도 있다.

근데… 어쩌겠나.
이게 지금의 나다.

나는 이렇게 느끼고,
이렇게 삐딱했다가,
또 이렇게 바로 잡고 산다.

그걸 솔직히 쓰는
그게 지금의 나고,
내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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