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반려되었습니다 Jan 25. 2024

새 집을 찾아드립니다.

유기견의 보금자리를 찾는 일

 나는 이미 네 식구와 함께 살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식구를 늘리기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때문에 어떻게든 작게나마 도움을 보태고 싶은 마음에 가끔 멀리 갈 때마다 이동봉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해외로 나아가야 할 아이들까지 케어하지는 못하고.. 주로 국내에서 아이들에게 새 보금자리까지 데려다주는 역할을 맡는다.


솔직히 이동봉사를 하다 보면, 그냥 집으로 납치(?)하고 싶은 마음이 자주 든다.


 제주도에 친척이 거주하고 있어서 어쩌다 제주에 방문하면 최대한 이동봉사를 하려 노력하는 편인데, 임보(임시보호) 중인 아이들을 김포공항으로 데려갈 때면 솔직히 마음이 썩 유쾌하진 않다. 임시 보호자를 가족으로 여겨서 떨어지기 싫어하기도 하고(마치 내가 강제로 데려가는 착각이 든다), 그간 정이 들어서 떠나보내기를 너무나 아쉬워하는 보호자의 모습이 자꾸만 눈에 밟힌다.


 비록 많은걸 주지 못했지만 내가 조금의 번거로움과 미약한 시간을 투자하는 일이 세상 곳곳에서 제 의미를 찾아갔기를. 숨 쉬듯 자연스러운 환경과 사람을 만나, 너희 삶의 굴곡이 조금이나마 평평하게 펴졌기를. 조금 먼 길을 돌아왔지만 그 과정조차 지금의 행복을 위해 쌓아 올린 너희만의 추억이 되었길 바라며.


 오늘도 한 생명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결심을 품어낸 모든 보호자들을 응원한다.

작가의 이전글 강아지의 시간은 3배 빠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