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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려되었습니다 Dec 15. 2023

가장 소중한 기쁨을 잃지 않기 위해


 재작년 겨울, 친구와 함께 SNS에서 유명한 강아지를 찾으러 돌아다녔던 기억이 있다. 당시 보호자는 강아지 두 마리를 함께 산책하고 있었다. 두 마리 중 한 마리는 다른 강아지들을 무서워하는 성향의 강아지였다. 평화로울 줄로만 알았던 산책길에서 다른 강아지의 짖음으로 겁이 많은 아이에게 문제 상황이 발생했다. 겁을 먹은 나머지 심하게 버둥거려서 하네스가 벗겨지고 만 것이다.


 그 SNS 계정의 팔로워였던 친구에게 해당 소식을 듣게 되었다. 겁이 많았던 아이는 자유의 몸이 되자마자 그렇게 차도로 뛰어들어 사고를 당했다고 했다. 눈앞에서 벌어진 상황에 보호자는 패닉에 빠졌고, 다른 손에 쥐고 있던 목줄을 놓친 채로 차에 치인 아이에게 달려갔다. 차에 치인 아이를 수습하던 보호자는 다른 아이를 잃어버렸다는 것을 깨닫고, 남은 아이를 찾기 위해 SNS에 글을 올렸다.


 마침 근처에 살고 있던 터라 6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친구와 함께 꽁꽁 언 길바닥에서 아이를 찾기 위해 헤매기를 한참. 결국 잃어버렸던 아이는 안전하게 보호자의 품으로 돌아갔다. 우리도 직접적인 보호자는 아니었으나 산책로 근처에서 아이의 이름을 외치는 동안 사랑하는 아이를 잃을 뻔 한 보호자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돌발상황은 예고 후에 찾아오는 게 아니니까.




 그 일이 있고 난 뒤 2년의 시간이 지났다. 예년보다는 따뜻하다고들 하지만, 또다시 추운 겨울이다. 문득 그때의 생각이 나면서 우리 집 강아지들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나면 어떡하나 하는 망상에 빠지게 됐다. 잃어버린 아이를 찾기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게 있을까 고민해 본다. 흔히 알고 있듯 전단지를 뿌린다거나 여러 SNS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겠고, 잃어버린 자리에 나의 옷가지들을 놔두면서 아이에게 냄새로 찾아오게끔 할 수도 있겠다.


 그래도 강아지 동물등록을 해두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빠르게 잃어버린 아이를 찾기 위한 방법이지 않을까. 많은 강아지 반려인들이 등록을 했지만, 아직 등록하지 않은 강아지들의 수도 많다고 한다. 가장 소중한 기쁨을 잃어버리기 전에 미리 대비해 두는 것도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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