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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갑순이 Mar 13. 2023

마음에 생긴 굳은살

사람 때문에 회사에서 힘들 때

사회생활이 미친 듯이 어려웠다. 사람과 소통하고 부대끼고, 상처받고 함부로 하는 이들에게 분노하고,

성격상 가만히 당하고만 있진 않았었다. 당신이 내게 무례하면 나 역시 무례하겠다는 일념으로 살아왔었다. 그 과정이 쉽진 않았었다. 많은 에너지가 쓰였고, 고통스럽기도 했었다.

그랬던 내게 굳은살이 생겼다. 이번 회사를 다니며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있다. 업무적 역량은 물론, 사람에 대해서도 참 많은 걸 느끼고 배우고 있다.

내가 성장했다고 가장 크게 느끼는 부분은 감정과 조직적 부분에서의 문제를 분리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나는 A라는 사람이 죽도록 싫다. 그럼 가만히 생각한다. 왜 싫은가. 1. 그는 일을 하지 않고 논다. 업무 마감 기한은 나몰라라 막상 코 앞에 닥치면 정말 ‘아 몰라.’를 시전 한다. 인터넷 속 비하를 위해 존재하는 줄 알았던 그 현장을 목격했다. 그리고 그 사람의 일은 너무나 당연하게 내게 왔다. 2. 그는 기혼자임에도 남자 직원들과 다소 민망한 스킨십을 한다. 불륜은 자유고 불륜이 더는 형법상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나는 그런 현장을 내 눈으로 보기 싫다. 그렇게 이성이 좋고 즐기고 싶었다면 결혼을 해서 피해자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 생각한다. 3. 출퇴근을 자유롭게 한다. 현재 회사는 유연 근무제를 하고 있다. 출퇴근을 지문으로 기록한다. 그래서일까? 그는 업무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지문을 찍지 않고 7시간의 근무 시간만 채우고 퇴근을 한다.

쏟아지는 업무를 쳐내는, 데드라인이라는 압박에 야근을 하는 내가 바보가 되는 순간을 선사했다. 남성들과의 스킨십은 덤. 업무 태만도 덤. 그래서 그가 싫었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했다. 저런 사람이 내 기분을 망치게 할 만큼 대단한 존재인가? 저 사람 한마디로 내 앞날이 좌지우지될 수 있을까. 답은 아니었다. 근무태만은 결국 본인 스스로 경력을 물경력으로 만드는 것. 남성들과의 유희도 본인이 책임질 부분. 그럼 남은 문제는 무엇일까. 답은 출퇴근을 마음대로 하는 것.

조용히 기록했다. 언제 출근을 하고 언제 퇴근을 하는지. 그리고 난 연봉협상 시즌 해당 자료를 회사에 제출할 예정이다. 만약, 회사가 어떠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그의 연봉을 인상시켜 준다면, 이 회사의 방침인 거다. 그리고 그때 내가 결정을 하면 된다. 나 역시 집에 마음대로 갈 것인지, 퇴사를 할 것인지.

이렇게 생각하니 누군가가 너무 싫어 내가 괴로운 상황은 생기지 않았다. 가끔 그들에게 먼저 안부를 건네기도 한다. 그들이 묻는 말에는 언제나 친절히 답한다.

예전의 나였다면? 당장이라도 싫은 티를 내며, 부딪히려 애썼겠지? 그 사람이 너무 싫어 퇴사를 생각했겠지?


사람들 때문에 회사에서 고통스러워하는 이에게 이런 말을 했다. 감정과 조직 문제를 분리하는 게 필요하다. 내가 이 말을 했을 때 분 당 시간이 몇 백만 원인 대표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가?라는 질문으로 고민을 하면 생각보다 답은 쉽게 나온다.

이걸 해내는 날 보며 지난 6년, 정말 잘 성장했구나, 이 또한 묵묵히 내 곁에서 내 힘이 돼주는 남편의 덕인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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