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질함을 고백했다.

by 갑순이

“오빠, 잘 지내? 미안해, 부끄러운 이 마음을 이제야 내놓아.”

부러웠다. 질투 났다. 화가 났다. 그 화는 표출됐다. 그 사람에게 생채기를 냈다.

지난 회사에서 같이 일했던 그 사람. 맑음에 가까운 밝음으로 사람을 웃게 하던 그 사람. 이유 없는 분노와 상처주기 위한 말에도 굳건했던 그 사람. 상처 주는 말에 흔들리는 내가, 이유 없는 괴롭힘에 괴로워하던 내가 너무 바보 같아 보여서, 너무 멍청해 보여서.

그가 미웠다. 미워하는 이유를 질투였다고 인정하기 싫어 오만 이유를 찾아냈다. 내 찌질함.

최근 그런 내 찌질함을 다른 이를 통해 보자 수치스러웠고 부끄러웠고 화가 났다. 애써 보지 않으려 했던 내 못난 모습을 직면해야 하는 그 시간이 못 견디게 싫었다.

앞서 등장했던 부장, 그는 날 질투했다. 그 감정에 단언할 수 있는 이유는 그에게서 지난 내가 보였기 때문이라.

내가 가진 나의 장점들이, 내 업무 능력이 못 견디게 부러워 분노로 쏟아내는 그런 날 인정하면 지는 거라는 그 못난 감정들을 보았다.

지난 시간 내가 가졌던 그 감정들이 객관화되어 내게 다 가왔다.

‘야, 실은 너도 이렇게 질투했던 거잖아, 그리고 말도 안 되는 꼬투리로 그 사람이 못났다 생각하고 싶었던 거잖아.’

부장이 지닌 그 못난 감정은 내게 속삭였다. 그 감정을 외면하려 했다.

‘아니야, 아니야, 아니란 말이야.’

끝없이 부정했다. 수치스러움에 내가 날 부정해야 하는 그 상황에서 도망치려 했다.

결국 난 사직서를 냄과 동시에 그 진실과 마주했다. 맞다. 난 질투했다. 그 맑음이 그 밝음이 그 굳건함이, 그리고 그가 가진 감각이 못 견디게 부러웠다.

혼자 끙끙대다 결국 사과와 고백을 건넸다.

“잘 지내? 미안해. 내가 질투했었나 봐. 부끄럽고 수치스러워할까 말까 고민했어. 근데 내가 준 상처에 미안하다 말은 해야 할 것 같아서.”

“잘 지내? 괜찮아. 너만 잘 지내면 됐지 뭐.”
그 의연함에 난 또 숨고 싶었다. 나라면? 나였으면? 왜 그랬냐, 왜 너의 못난 모습을 내가 감당해야 했던 거냐, 책망하지 않을 수 있을까?

저렇게 의연하게 괜찮다, 너만 괜찮으면 됐지. 말할 수 있을까.

못난 나를 남을 통해 보며 성장한다. 내 못난 모습이 내가 애써 부정한 모습이 남의 행동을 통해 전달돼 온다.

마주한다. 수치스럽고 부끄럽지만,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

또 이런 내 찌질함과 마주해야 할 때가 온다면 조금은 더 의연해져 보자. 조금은 더 빨리 반성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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