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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럽집 Jul 24. 2018

여행은, 밥 한 끼에도 행복해지는 거 같아.

유럽여행│겨울│영국 요크 #2

영국(잉글랜드) 동북부에 위치한 '요크'


영국식 아침 식사(잉글리시 브랙퍼스트)

무심한 듯 담겨있는 정성스러운 음식들


요크에서 먹은 아침은 엄연히 따지면 ‘스코티시 브랙퍼스트’이지만 잉글랜드를 비롯한 웨일즈,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의 아침 식사 문화를 ‘잉글리시 브랙퍼스트’라고 한다. 

 

달걀 프라이, 감자튀김, 소시지, 버섯, 빵, 콩, 토마토로 나오는 영국식 아침 식사는, 먹고 나면 속이 든든해서 여행에만 집중하게 해준다. 덕분에 많은 것을 보고, 느끼는 데에만 온전히 마음을 쓸 수 있었다. 




행복한 아침밥

식사를 했던 요크 식당 <HARKERS>


아침 식사를 먹으면서 행복하다고 느낀 적 있었나? 


직장을 다니면서 되도록 끼니는 놓치지 않았었지만 ‘행복한 아침 식사’는 언제 해봤는지 기억을 더듬어봐야 했다. 단순히 배고프지 않으려고 먹는 식사가 대부분이었다. 그에 비해 요크에서는 낯선 나라, 낯선 도시에서 입맛에 맞는 아침을 찾았다는 자체도 기뻤고, 비싸진 않았으나 근사해 보이는 식당에 앉아 밥을 먹는 일이 행복하게 느껴졌다. 


물론 비용은 지불하지만, 누군가 내 식사를 정성스럽게 준비한다는 사실도 새삼 기쁜 일이다. 생각해보면 요크에 사는 요리사가 해주는 아침을 먹는 것도 특별한 일이다.     


식당 안에는 '오래된 영국 냄새'가 났었는데, 그게 향기랄 거까진 없지만 맡자마자 해리포터가 왔을 것 같고 1800년대 중절모를 쓴 영국 신사가 다녀가는 상상이 들게 하는 내음이었다.




식사를 한다는 것

식당 내부
클래식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인테리어


하루 세 끼를 먹고 살지만 그걸 의미 있게 생각해본 지 오래였다. 불을 사용해 요리를 해 먹는 건 동물은 하지 못하고 오직 인간만 가능한 일인데 말이다. 인간이 동물보다 우월하다는 의식을 갖고 있진 않으나 조리한 음식은 따져보면 고귀한 존재다. 일상적이지만 특별한 일이다. 

요크에서 오늘 아침 식사를 하면서, 겨우 밥을 먹는 일에 대해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시간. 그리고 그런 여유 있는 태도로 많은 걸 대할 수 있었던 데에는 여행을 하고 있어서였다. 좋았다. 




링크: '영국 요크' 여행 시리즈

1│이른 아침, 이른 설렘. 런던에서 요크 가는 날 

2│여행은, 밥 한 끼에도 행복해지는 거 같아. 

3│요크의 길 위, 내 인생의 길 위.

4│중세 교회, 요크 민스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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