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고픔증 연재 004. 코르도바 버스터미널에서 숙소까지 걷기
멋 옛날 스페인 땅에 이슬람 세력이 들어와
처음으로 수도로 삼은 곳, 코르도바
"코르도바에 두 번째 방문이에요"
- 코르도바(Cordoba) 과거 이슬람 세력이 스페인 땅을 침략한 땅에 처음 수도로 삼은 곳
- 볼만한 곳 메스키타, 알카사르, 과달키비르 강의 로마교
- 출발 마드리드 아토차 기차역(Estación de Madrid-Puerta de Atocha Adif)
- 도착 코르도바 기차역(Estación de Tren de Còrdoba)
스페인에도 우리나라의 KTX처럼 'Renfe'라는 고속 기차가 있어서 마드리드 아토차 기차역에서 출발하면 2시간 안에 코르도바에 도착한다. 시간으로 따지면 우리나라의 '서울-대전'정도 소요된다고 생각하면 되지만 거리로는 400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곳이니까 '서울-부산'의 거리다.
2015년과 2019년, 코르도바는 두 번째 오는 거라서 일정을 뺄까도 했었는데, 내심 기대도 됐다. 오래전에 이사를 떠난 동네를 다시 찾는 기분이었다. 지난 여행 때는 골반 통증도 있었고, 카메라가 고장 나서 사진도 못 찍고 해서 여러모로 아쉬웠는데 4년이 지나 이렇게 다시 찾다니... 이 도시와 인연이 깊은 것 같았고, 그래서 기뻤다.
이번에는 아프지도 않았고, 카메라도 2대나 챙겨 왔다. 결정적으로 4년 전에는 혼자서 너무 외롭게 여행했는데 이번 코르도바는 함께 여행하는 친구들이 있어서 코르도바를 다시 찾은 기쁨이 더한 것 같았다.
지난 코르도바 여행 :
오렌지 나무로 된 가로수 길
코르도바라는 도시가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보다 '아프리카 대륙'이 더 가까운 위치라서 그런지 정말 햇빛이 뜨겁다. 7월 초 더운 시기이기도 했지만 여기는 유난히 더 더운 것 같다.
예전에 혼자 캐리어를 끌고 '코르도바 역'에서 유대인지구 안에 있는 숙소로 갔던 적이 있는데 그때 봤던 '오렌지 가로수 길'을 보기 위해 동행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함께 캐리어를 끌고 걸었다. 그때는 아무래도 혼자다 보니까 캐리어를 옆에 세워놓고 자유롭게 사진 찍는 게 쉽지 않았고, 구글 지도를 보고 찾으며 가는 거라서 맘 편히 중간에 쉬지도 못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마음 편하게 이 멋지고 향긋한 가로길을 담아봤다. 지금 보니까 초록의 오렌지 나무에 찍힌 주황색 점, 오렌지도 예쁘지만 그 밑에 오렌지 나뭇잎 그림자도 참 예쁘다.
'알모도바르 문'과 '유대인 거리'
- 알모도바르 문(Puerta de Almodóvar) 우리나라 남대문 같은 옛 성문
- 후데리아(Judería) 옛 유대인 거주지역의 명칭
난 개인적으로 '여정(과정)'이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코르도바 기차역에 내려서 버스를 타고 1.3유로(2천 원가량)를 내면 편하게 숙소까지 도착 가능했지만 걷기로 한 건 지금 생각해도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렌지로 된 가로수길을 걷고 난 다음, 이번엔 옛 유대인 거주지역 '후데리아'로 향하는 '알모도바르 문'에 도착했다. 만약 버스를 탔다면 이 곳을 걸을 일이 없었을 것 같다. 메스키타와 칼라오라 탑, 알카사르 등 가보고 싶은 곳이 많았기 때문에 일부러 여기를 다시 올 가능성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알모도바르 문'은 옛 코르도바 도시국가로 들어가는 3개의 문 중 하나였으므로 다시 생각해도 숙소까지 걷기로 한 건 좋은 결정이었다. 물론 햇빛에 덥고 힘들기도 했다. (좀 많이 힘들었다ㅎㅎ)
드디어 숙소 도착!
- 숙소(호스탈) Albergue Inturjoven Córdoba(알베르크 인투르호벤 코르도바)
네 번의 유럽여행 중 가격 대비 가장 쾌적했던 곳으로 기억된다. 4인실 1인 기준 하루에 3만 원 정도. 2인실은 5만 원 정도 했던 것 같은데 일단 '2층 침대'가 아니라는 점에서 편했다. 아는 사람이라도 1, 2층에서 함께 잔다는 건 불편한 일인데 모르는 외국인과 위아래로 자는 건 정말이지 난감하다. 그에 반해 여기는 아주 쾌적했다.
가격도 저렴해서 이만한 숙소가 또 있을까 싶다. 솔직히 비슷한 가격은 마드리드, 그라나다, 세비야도 있긴 했지만 2층 침대이거나 좁거나, 화장실 배수구가 막히거나 해서 힘들었는데 다행히 이 숙소는 옆으로 펼쳐진 단층 침대이고, 캐리어를 펼 수 있을만한 비교적 넓은 공간에다가 창문을 열면 환기가 되고 햇빛이 들어오는 쾌적한 환경이었다.
코르도바 여행 시작, 숙소 밖으로!
날이 맑아서 너무 기대되는 코르도바 여행.
숙소 들어갈 때 물장구치던 아이들이 있었는데 1시간 정도 짐 풀고 나오니까 온데간데없고, 물은 벌써 다 말라 있었다. 그새..., 코르도바는 정말이지 더없이 맑고 화창하다.
일단 코르도바 첫날의 여행은 밥을 먼저 먹고 나서, 제일 먼저 '세계문화유산, 메스키타'를 방문할 계이다. 메스키타는 이미 4년 전 관람했었는데, 기독교와 이슬람교 절정의 예술 양식을 볼 수 있어서 충분히 다시 갈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메스키타를 관람하고 나면 '알카사르'를 갈 거고, 미드 <왕좌의 게임>에서 나왔던 '로마교'를 볼 거고, 여행을 계획하며 찾아뒀던 맛집에서 저녁을 먹으려고 한다. 가능하다면 저녁에 '플라멩코'도 관람할 생각이고 자기 전에 숙소 앞에서 맥주도 한잔 하면서 여행을 즐겨볼 생각이다.
근데 여기를 다 하루에 다녀볼 수 있을까. ㅎㅎㅎ
('스페인 코르도바 여행 Ⅱ'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