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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럽집 Sep 03. 2018

'윈도우'와 'Mac'으로 만든 영화

영화 [서치] 후기 2 / '윈도우'와 '맥'을 사용한 영화 연출 기법

시사회에 초대되어 관람한 작품입니다.
스포일러가 될 만한 내용보단, 영화에서 나온 '디지털'기기들과 '일상'에 관계를 후기로 작성해봤습니다.


영화 <서치> 메인 포스터
맥북, 아이폰부터 듀얼 모니터, 책갈피, 펜이 있는 내 책상
요약

영화 <서치>는 컴퓨터의 운영체제 '윈도우'나 '맥'의 기능을 사용하면서 흥미진진하게 내용을 전개한다. 주된 내용으로는 '딸의 납치 사건'을 다루고 있으며, '딸의 컴퓨터'에서 나오는 단서로 사건을 추적하며 극적으로 딸을 찾는다. 


<서치>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컴퓨터 기능으로는 맥(애플) 운영체제에서 사용하는 '아이폰-맥'사이 화상전화 프로그램 '페이스 타임'이며, 그 외에도 현대인들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이메일, 유튜브, CCTV 등 다양한 디지털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가 등장한다. 특히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애플'사의 운영체제 '맥'의 '하이 시에라'를 사용해보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디지털 시대의 '추억 저장소'
영화 <서치> 스틸컷 '가족사진'
영화 촬영 중 '모니터링'하고 있는 감독
여행의 추억을 담고 있는 '컴퓨터 사진 폴더'

맨 처음 '가족사진'이 등장한다. 그중'엄마'는 곧 '암'으로 가족들과 이별하게 된다. 남은 건 날짜별로 폴더명을 지정해놓은 '추억 저장소' 뿐이었다.


이 영화에서는 컴퓨터에 추억을 담아놓는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먼 과거에는 '눈으로 본 기억'들을 '머릿속에서만' 추억했겠지만 인류는 문명화 되면서 '그림'으로 남겨놓기 시작했다가, 카메라가 등장한 이후는 '필름 사진'으로 남겼다. 그러다 현대엔 컴퓨터가 등장하게 되면서 사진이 이미지 파일로 변환하게 됐고, 그 이미지 파일들을 모아둔 폴더에 '추억'들을 저장하고 산다.


사람이 죽기 직전, 무슨 행동을 할까. 보통 '전쟁 영화'에서 보면 모든 생이 다하는 순간 안주머니에서 '가족사진'이나 '사랑하는 대상'의 사진을 꺼내보곤 한다. 하지만 이젠 그 급박한 순간 '노트북'을 펼쳐서 '가족들의 사진'을 더블 클릭할지도 모른다. 이토록 디지털 세상에 사는 우리에게 '컴퓨터'는 '일상'이 된지 오래다.


언젠가는 삭제 죽은 이도, 남은  이도 서로 잊히면서 마음이 편해질 텐데, 세상은 너무 가혹하게 발전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서치>에서 이용된 '애플'기기들과 기능들
납치 직전, 아빠와 화상 통화를 하고 있는 딸 '마고'
딸의 행적을 찾아 '딸의 개인방송'을 찾아보는 아빠 '데이빗'
신분증을 위조해 가출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경찰의 전화
딸의 납치 단서를 찾고있는 장면
컴퓨터 화면을 통해 영화가 전개되는 특이한 촬영 기법
내 방 책상

영화에서 잃어버린 딸의 아빠 '데이빗'을 연기한 주연배우 '존 조'는 딸의 핸드폰에 컴퓨터로 문자를 보내는 장면이 나온다. 윈도우 사용자들에겐 생소한 기능이지만, 애플 회사가 만든 '아이폰'과 '아이맥' 또는 '맥북'은 자사 앱 'i Message'를 통해 '카카오톡'처럼 문자메시지를 서로 주고받을 수 있다. 따로 앱이 있는 건 아니고 기본 '문자 메시지'앱을 이용한 기본적인 기능이다.

 

'아이메시지'뿐만 아니라 특히 영화에서 'Face Time'이라는 '화상전화'앱을 이용해서 전화를 걸고 받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이것도 애플사의 제품이라면 아이폰의 데이터, 맥 제품의 인터넷을 활용해 서로 호환되는 기능이다. 언제 어디서든 데이터를 쓸 수 있는 환경이거나 인터넷만 된다면 이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페이스 타임'은 화상 전화가 되는 기능과, 일반 통화처럼 목소리로만 대화할 수 있는 '페이스 타임 오디오'버전도 선택 이용 가능하다.




사과가 그려진 '애플'사의 아이맥과 맥북은 주로 디자이너가 사용했었지만 요즘은 꼭 디자이너를 전공하지 않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애용한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에서 '맥'제품을 사용하기 어려운 이유는 많은 공공 사이트, 또는 일반 사이트에서 글씨가 깨진다거나, 인증 프로그램이 제대로 설치 및 작동이 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물론 불과 몇 년 전보단 많이 개선됐지만 아직도 '은행'이나 '민원24'같은 공공 관청의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할 때가 많다.


물론 맥에다 절반은 '윈도우'를 설치하는 '부트캠프'나 '페럴러즈'를 이용해서 꼭 윈도우에서만 제대로 작동하는 프로그램이나 기능을 이용할 순 있겠으나, 그럴 바엔 '맥'제품을 사기보다 '윈도우'가 설치되어있는 컴퓨터를 사는 게 더 편할지도 모른다.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아이폰, 아이맥, 맥북을 사용해오고 있지만 아직도 단독으로 '맥' 운영체제를 쓰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만 쓰기 불편할 뿐, 외국은 맥 사용자도 큰 불편함 없이 쓸 수 있는 디지털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예전에 유럽여행 준비할 때 '맥'으로 해외 사이트를 접속하거나, 철도, 연극 티켓을 예매하고 카드로 결제했지만 특별히 불편했던 기억은 없다.


왜 '애플'이었을까. <서치>를 만든 감독은 전 '구글' 연구원 이었다.
영화 <서치> 해외 포스터

'애플'을 선택한 이유는 '혁신'을 의미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


솔직히 애플의 전설적인 CEO 고 '스티브 잡스'가 있었을 때나 애플사 제품이 '혁신'적이라며 추대 받았지만 사실상 요새는 경쟁사인 '삼성'이나 '구글' 또는 '안드로이드'도 혁신적인 기능이 많다. 개인적으로 '구글'사의 '크롬'이라는 인터넷 프로그램을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는데, 크롬은 스마트폰이나, 윈도우, 맥에서 저장한 사이트들을 동기화해서 어느 기기에서나 쉽게 다시 접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플의 'Loyalty(충성심)'는 아직 건재하다. 여전히 '디자인'을 전공하는 사람들은 애플 제품을 선호한다. 음악, 영화, 사진 등 다양한 예술가들이 이 회사의 제품을 선호하는 데에는 편리한 기능도 있겠지만 이 '충성심'은 과거 '혁신의 상징'이기 때문에 이어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뿌리박힌 이 '혁신'이라는 이 정체성을 대체할 수 있는 회사가 거의 없다. 그래서 이 혁신적인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연출'을 선택한 <서치>에서 '애플의 컴퓨터'와 '스마트폰' 그리고 애플의 OS '하이 시에라'를 선택한 게 아니었을까.


영화를 본 날 저녁, 왠지 애플 운영체제를 사용하고 싶어서, 주로 '윈도우'로 부팅되게 선택했던 컴퓨터를 다시 '맥'으로 부팅해서 사진과 메모와 사진을 정리했다. 

 

윈도우 XP 감성, 마무리.
과거 윈도우 XP 배경화면

필름 사진 같다.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매일 봤던 컴퓨터 배경화면이다.


지금은 윈도우10을 많이 사용하고, 아직 윈도우7을 사용하는 곳이 남긴 했지만 윈도우 XP를 사용하는 사람은 드물 것 같다. 오래전 일이다. 영화에서는 '윈도우 XP'로 시사하는 바를 이용하여 '시간의 흐름'을 전개했다. 엄마가 아직 병에 걸리지 않은 시점은 '예전'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오래됐지만 익숙한 윈도우 배경화면을 사용했다. 




오래된 윈도우 배경화면을 보면서 '디지털 시대'에도 잊히지 않는 '감성'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영화 <서치>는 현재 영화의 새로운 장르를 성공시켰다고 찬사 받고 있다. 분명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그럴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영화를 보는 내내 겨우 '컴퓨터에 등장하는 화면'으로 긴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조차 모든 게 '사이버 시대'라는 딱딱한 가치관을 갖진 않는다. 딸에게는 돌아가신 어머니의 모습을 기억하는 수단이었고, 아버지는 과거 아내가 있었던 행복한 시절의 추억과 딸이 성장하는 소중한 과정이 저장되어 있는 '추억 저장고'의 의미도 담고 있었다.


'윈도우'와 '맥'을 사용하여, 혁신적으로 만들어진 영화이지만 충분히 '인간의 감성'을 담고 있기에 흥미진진하고도 재밌게, 감동적이고도 가슴에 와닿게 감상할 수 있었다. 




영화 정보:


제목: 서치 / Searching, 2017

장르: 드라마

배우: 존 조, 조셉 리, 미셸 라 외

감독: 아니쉬 차칸티

개봉: 2018년

평점: 8.8점


링크 <서치> 후기 1: "엄마가 없는 세상의 외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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