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나약해서야, 괜찮을까?

28화 - 좋은 엄마가 될거예요.

by 데이지

세상에 처음 나온 아기는

가장 먼저 울음을 터뜨려야 한다.


의료진은 나온 그 작은 몸이

첫 울음을 떠뜨릴때까지

숨을 죽인 채 지켜본다.


울음을 터뜨린다는 것은

이 건조한 세상에서 비로소

스스로 숨을 쉰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울음을 터뜨리지 못한다면

아직 다 자라지 못한 아기는

인큐베이터에 들어가 세상에

나올 준비를 좀 더 해야한다.


다행히 우리 쌍둥이들은

나오자마자 우렁차게 울었고,

건강하지만 조금은 쭈굴한 얼굴로

아빠를 만나볼 수 있었다.


남편은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건강하게 태어났다는 신호이자,

건강하게 살아갈 거란 다짐으로

들려 더 뭉클했다고 했다.



울어야 건강하다는 사실이

이상하게도 마음에 오래 남았다.


울음을 참는 것이

어른의 방식이라 믿어왔던

나에게, 그건 꽤 낯선 진실이었다.


아기들은 살기 위해 운다.


배가 고플 때도,

기저귀가 젖었을 때도,

어딘가 불편할 때면

주저 없이 울음으로 알린다.


엄마인 나는 그 신호를

놓치지 않기 위해

늘 곁에 머물렀다.




아이들이 울때마다 반응 한다는 것은

한 걸음도 떨어질 수 없다는 뜻이었다.


처음 한두 달은 하루가

온통 아이들로 채워졌다.


화장실 가는 것조차

망설여질 만큼.


혹시라도

그 작은 신호를 놓칠까봐.


나는 남편의 퇴근까지

화장실은 참는 날이 많았다.




100일 전까진 아기들은

자신의 목을 가누지 못한다.


잠깐의 방심에도

아기의 고개는 힘없이 꺾였고

나는 더 조심스럽게 아기를 끌어안았다.


작은 목을 지탱하기 위해

내 손목은 점점 약해졌다.


밥 간격도 쉽지 않았다.


조금만 길어도 탈수가 올 수 있고,

조금만 짧아도 아기는 먹지 않았다.


하루의 적정량을 맞추기 위해

나는 매일 작은 전쟁을 치렀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알게됐다.


아기는 생각보다 훨씬

나약한 존재라는 것을.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그 나약함 앞에 두려움을 느끼고,

때때로 마음이 무너지기도 한다.


다행히 나는 달랐다.


내가 아니면 안되는 존재가

오히려 나를 강하게 버티게 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아기들의 나약함은

불안이 아니라

사랑을 키워낸다는 것을.


아기들은 분명히 자란다.


그 작은 변화 하나하나가

점점 더 크게 느껴지는 이유는

아마도 그 시작이 너무도

작고 연약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생각한다.


이렇게 나약해서야,

정말 괜찮은 걸까.


그렇다. 그래도 괜찮았다.


어쩌면 지금 우리의 돈독함은

이 나약함 덕분인지도 모른다.


20251126_172721.jpg


수요일 연재
이전 27화출산 택일, 좋은 날 낳아야지.